“모든 걸 들춰내서 해결하는 것이 좋을것 같아 공개”

“모든 걸 들춰내서 해결하는 것이 좋을것 같아 공개”

입력 2011-05-27 00:00
업데이트 2011-05-27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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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 캐럴에서 33년간 근무하다가 도미한 구자영(72)씨는 26일 캠프 캐럴 내 새로운 2곳의 독극물 매몰 의혹을 공개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면 모든 것을 들춰내서 해결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용기를 내서 사실을 공개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참여했던 매몰 작업 당시 상황을 설명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구씨는 1968년 6월부터 캠프 캐럴에서 근무하다 2001년 퇴직한 뒤 미국으로 건너와 현재 버지니아주에 살고 있다.

다음은 구씨와의 일문일답.

--직접 참여한 작업에 대해 설명해 달라.

▲1972년 정도로 생각한다. 장소는 캠프 캐럴 BOQ(독신장교숙소) 옆에 있는 지역이다. 땅을 30피트(9.14m) 정도 불도저로 팠다. 면적은 테니스장 크기 정도의 구덩이였다.

확실한 내용물은 모르지만 거기에 화학물질, 독극물이라고 얘기들은 것을 묻었다. 드럼통 40∼50개, 5갤런(1갤런은 3.785ℓ) 캔이 20∼30개, 병 종류 20∼30개 정도를 묻었다.

--그것이 무엇이라는 얘기는 들었나.

▲무슨 종류인지는 몰라도 독극물은 틀림없다. 아주 독한 것이라고 얘기를 했었다. 월남(베트남)에서 쓰다 남은 것이라는 얘기도 들렸다. 상당히 독한 것 같았다. 병에 있는 것을 따서 땅에 부으니 땅에서 연기가 막 났다.

--드럼통은 누가 묻었나.

▲상관인 중국계 미국인 문관 기하이씨가 크레인을 이용해 묻었다. 나는 불도저를 이용해 구덩이를 팠고, 다시 메웠다.

--작업은 얼마나 했나.

▲2∼3일 정도 걸려서 구덩이를 팠고, 1∼2주일 정도 묻었던 것 같다.

--40년전 일인데 어떻게 정확히 기억하나.

▲불도저로 구덩이에 묻힌 것들을 고르다가 거기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간신히 탈출했고, 소방차가 출동해 화재를 진압했다. 그래서 기억한다. 지금도 땅을 파면 불이 난 자국이 있을 것이다.

--다른 곳에도 비슷한 작업이 있었나.

▲비슷한 시기에 캠프 캐럴에 있는 소방서의 앞 지역에 깊이 30피트, 넓이는 테니스장 크기로 구덩이를 파고, 거기에도 (BOQ에서 묻은 것과) 같은 양의 화학물질을 묻었다. 그 구덩이를 파는 과정에서 수도관을 건드려서 수도관이 터졌고, 그 물이 내 앞으로 쏟아지기도 했다. 그래서 그것도 확실히 기억한다.

--전 주한미군 병사 스티브 하우스가 폭로한 헬기장 인근의 매몰 상황도 목격했다는데. 연도는.

▲정확히 모르겠는데, 이번에 보니 1978년도라고 신문에 나왔더라. 그곳은 미군 44공병대대가 직접 했다. 아주 대규모로 만들었다. 내가 있는 곳에서 멀리서 목격할 수 있었다. 깊이 파지를 않아서 크게 구덩이를 만들었던 것 같다. 그때는 헬기장이 만들어지기 전이다.

--얼마나 작업을 하던가.

▲상당히 오랫동안 하더라. 우리는 멀리서 봤다. 중장비도 많이 동원됐다. 그 후 그곳에 매몰된 것을 수거하는 것도 목격했다. 수거작업도 상당히 오래 걸렸다. 그것도 공병대대가 직접 했다. 묻는 것보다 수거하는 것이 더 힘든 것 같았다. 1∼2개월 정도 되었던 것 같다.

--구 선생이 매몰한 곳은 수거 작업이 후에 이뤄졌나.

▲2001년 퇴직할 때까지 내가 작업한 곳은 반출되지 않았다.

--이번에 새로운 사실을 공개하게 된 이유는.

▲중장비 운전 등을 하다가 후에는 환경관련 일을 했다. 폐수처리에 관한 라이선스도 있다. 그래서 환경 쪽에 관심이 있고 이것이 해결돼야 되지 않겠나 생각했다. 고민을 하다가, 문제를 해결하려면 모든 걸 들춰내서 한꺼번에 해결하는 것이 좋지 않겠나 싶어서 용기를 내게 됐다.

--캠프 캐럴 내에서 자체적으로 환경조사 등은 안 해봤나.

▲상류에 구미공단이 있어서 수질이 나빠지면서 캠프 캐럴 내에서 우물을 파서 먹었다. 후에 90년대 초쯤인지 물 표본을 보내 조사를 했다고 하더라. 그때 물이 좀 나쁘다고 해서 당분간 먹지 말라고 하더라.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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