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신문이 佛 은행주 폭락의 ‘주범’?

英 신문이 佛 은행주 폭락의 ‘주범’?

입력 2011-08-15 00:00
수정 2011-08-15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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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신문 가상기사를 英 신문이 오해해 기사화한 탓” 佛 당국, 피해 은행 조사 요구에 “발본색원”

최근 유럽 주요 증시의 폭락을 이끌었던 프랑스 은행 위기설이 프랑스 일간 르몽드의 여름철 맞이 ‘가상 기사’를 영국 신문이 사실로 오인해 기사화하면서 벌어졌을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의 일요일판인 ‘메일 온 선데이’가 지난 7일 프랑스 은행 소시에테 제네랄이 “재앙의 위기에 있다”는 기사를 내보낸 뒤 이틀만에 기사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며 기사를 철회했는데, 업계와 언론계에서는 이 보도가 이번 소문의 근원이 됐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당시 이 신문은 고위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소시에테 제네랄과 이탈리아 은행인 유니그레디트가 “아주 위험한” 상태에 있다고 보도했었다. 그리고는 이틀 뒤 “이 기사가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인정한다”며 “(이 기사로 인해 발생한) 곤란한 상황에 대해 소시에테 제네랄에 사과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 이 기사가 철회된 이튿날인 지난 10일 로이터통신의 기자 나탈리 휴에는 트위터에 사견임을 전제로 “소시에테 제네랄의 붕괴 소문은 데일리 메일이 르몽드의 여름 시리즈 기사를 잘못 해석한 데서 나온 것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르몽드는 지난 7월 말에서 8월 초 사이 ‘유로화의 종말’이라는 제목으로 12회짜리 ‘픽션’ 시리즈물을 내보냈다.

내년 프랑스 대선을 배경으로 독일이 유로존에서 나오려 한다는 소문이 영국 트레이더들 사이에 확산하면서 유로존 붕괴를 부채질한다는 가상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여기에는 재무상태가 심각하다는 소문으로 지난주 주가가 15%나 폭락했던 소시에테 제네랄과 같은 실제 은행들의 이름이 실명으로 나오는데, 당시 르몽드는 이 기사가 허구라는 점을 분명하게 밝혔었다.

휴에 기자는 이 같은 사실에 주목해 르몽드의 ‘픽션’과 메일 온 선데이 기사 간 관계를 의심하고 있는데, 실제로 르몽드의 ‘유로화의 종말’의 내용을 보면 같은 구절에 소시에테 제네랄과 유니크레디트의 이름이 동시에 나온다. 이 기사의 가상 대화에서 헤지펀드 매니저 존 폴슨은 이들 두 은행의 유동성에 대한 미국 규제 당국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언급한다.

휴에 기자가 이 같은 추측을 제기한 다음날인 지난 11일, 프랑스 통신사 AFP는 르몽드의 해당 시리즈가 “소시에테 제네랄 주가 폭락에 주요 원인이 된 잘못된 정보의 근원”이라고 지적하는 기사를 내보냈다가 나중에 이를 삭제하기도 했다.

프랑수아 바루앵 재무장관 역시 지난 12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러한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 같은 주장이 계속 제기되자 르몽드는 지난 ‘일요-월요판’ 신문 1면에 최고 편집 간부인 에릭 이즈라엘르비츠의 사설을 통해 “르몽드의 ‘픽션’은 이처럼 말도 안되는 소문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역설적인 것은 이번 사건이 르몽드가 해당 시리즈 기사를 통해 강하게 비판한 것, 즉 소문이 국가와 기업의 운명을 결정하는, 용납할 수 없는 역할을 한다는 것을 실제로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시에테 제네랄은 최근 금융감독기구인 ‘금융시장청(AMF)’에 이번 소문에 대한 조사를 요청했고 AMF는 근거 없는 소문 유포자를 발본색원하겠다고 밝히고 나선 상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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