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졸업후에도 독립 못하는 美 젊은이들

대학 졸업후에도 독립 못하는 美 젊은이들

입력 2011-11-18 00:00
업데이트 2011-11-18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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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반 소비지출 위축 요인



미국의 젊은이들이 대학을 졸업하고도 집에서 독립을 하지 못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경기부진으로 일자리를 잡기 어려운데다 직장이 있더라도 돈을 좀 더 모으기 전까지는 부모 집에서 빌붙어 사는 것이 씀씀이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처럼 독립 세대 구성이 줄면서 전체적인 소비지출을 감소시켜 미국 경제의 활력이 사라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5월 대학을 졸업한 홀리스 로마넬리(22)도 주변의 친구들과 마찬가지로 부모 집으로 다시 들어가버렸다. 그녀의 남자 친구 역시 부모 집에서 기거한다.

따로 방을 구해서 독립을 했다면 방세를 내는 것은 물론이고 부동산 중개수수료와 관련 보험료 등을 지출해야 했겠지만 부모와 함께 살기로 하면서 이런 지출은 하지 않았다.

이외에도 독립 세대를 만들었을 때 필요한 갖은 항목의 돈을 모두 쓰지 않았다.

침대나 소파를 비롯한 가구, 매트, 걸레, 그릇 등에 이르기까지 갖은 살림살이를 사지 않았으며 케이블TV나 인터넷을 신청할 필요도 없었다. 액자를 걸기 위해 일꾼을 부르지도 않았다. 자신이 어릴 적 자라던 방으로 쏙 들어가 버렸기 때문이다.

젊은이들이 이처럼 독립을 하지 않으면 개인의 차원에서 볼 때 상당한 돈을 절약하게 되나 경제 전반의 차원에서 보면 소비지출이 줄어 경기회복에 큰 악영향을 주게된다.

대학 졸업자나 이혼하는 부부, 해외로부터의 이민, 한 집에 살던 친구들의 독립 등은 모두 별도의 세대를 구성하는 요인으로, 이에 따른 각종 소비는 경제의 선순환에 도움을 주게 마련이다.

하지만 새 가구가 형성되지 않으면 경제전반의 소비가 급속히 위축돼 버린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새 가구가 하나 만들어질 때마다 연간 14만5천 달러의 생산효과가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요즘처럼 경기가 부진하면 신규 세대는 더욱 줄어든다.

2007년의 경우 새로 구성된 가구는 130만이었으나 지난해는 95만으로 줄었다.

로마넬리는 “독립해서 나가고 싶어도 돈이 없어 그럴 수 없었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그나마 잡지사 편집 일을 하고 있는 로마넬리의 형편은 나은 편이다. 언젠가 독립을 꿈꾸며 돈을 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을 기준으로 25~34세의 젊은이들 가운데 일자리를 갖고 있는 사람은 74%에 그쳤다. 14.2%의 청년들이 부모와 함께 살고 있다. 2007년에 11.8%였던 것과 비교하면 많이 늘어났다.

남자의 비율만 보면 19%나 된다.

경제상황이 안좋다보니 집을 구해 독립할 여유가 있는 사람들도 독립을 하지 않고 있다.

체육교사로 일하고 있는 제이 부비어(26)는 세후 연간소득이 4만5천 달러로 독립할 여력이 되지만 돈을 많이 모아 집을 살 수 있을 때까지 부모 집에 얹혀 살면서 당분간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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