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 폭로’ 매닝, 性정체성 이슈 떠올라”

“’위키 폭로’ 매닝, 性정체성 이슈 떠올라”

입력 2011-12-18 00:00
수정 2011-12-18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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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내 동성애자로 괴로워 해”‥청문회서 ‘상관 과실’ 증언도

미국 기밀문서를 폭로 사이트 위키리크스에 유출한 브래들리 매닝 일병이 동성애자로서 자신의 성 정체성 문제로 괴로워했으며, 상관들이 매닝의 비정상적 행동을 방관해 결과적으로 그가 기밀을 다루게 됐다는 증언이 나왔다고 워싱턴포스트 인터넷판이 18일(현지시간) 전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의 군 기지 포트미드에서 매닝을 군법재판에 회부할지 여부를 결정할 군 청문회가 처음 열렸다.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정보분석병으로 일했던 매닝은 72만건의 비밀 외교전문과 군사 문서를 유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해 5월 체포됐으며 이적행위, 기밀 누설 등 22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24번째 생일을 법정에서 맞이했으며, 향후 재판에서 군 형법상 유죄가 모두 인정될 경우 사형이나 종신형을 받을 수 있다.

닷새 정도 계속될 청문회 첫날에서 정부 측 증인들은 우선 매닝의 상관들에게 과실이 있다는 것을 인정했다.

이날 정보분석 장교인 스티븐 림 대위의 증언에 따르면 매닝은 이라크에 배치되기 전 직속 상관인 폴 D. 앳킨스 상사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자신이 성적 정체성 혼란에 시달리고 있다고 고백했다. 매닝은 자신이 여장한 사진을 함께 보내면서 성 정체성 문제 때문에 업무와 대인 관계에 지장을 받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앳킨스 상사는 매닝이 체포될 때까지 이 이메일을 림 대위에게 보고하지 않았다.

앳킨스 상사는 매닝이 2009년 가을 이라크에 배치되기 전부터 정서적으로 불안정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정보 분석가가 부족한 탓에 후방에 남으라고 권고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다른 증인인 트로이 베텐커트 예비역 상사는 매닝이 동성애자란 사실을 알았다면서 그가 “기괴한” 행동을 했다고 말했다.

베텐커트 상사는 매닝이 상관을 폭행해 처벌받았으며 방에 몸을 웅크린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매닝의 변호인인 데이비드 E. 쿰스는 2009년 12월 바그다드에서 매닝이 상담 중에 몹시 화를 내며 테이블을 뒤엎고 컴퓨터를 망가뜨린 일이 있다고 말했다.

매닝은 애리조나주 포트 호추카에서 16주의 고급 정보 훈련을 받는 동안 유튜브에 자신의 생활을 올리면서 ‘기밀’, ‘일급비밀’ 같은 용어를 사용한 것이 드러나 교정 훈련을 받았다는 증언도 나왔다.

17일자 BBC 인터넷판에 따르면 매닝의 변호인은 청문회 둘째날인 이날 ‘묻지도 대답하지도 말라’는 미군 내 동성애 병사 관련 정책 때문에 매닝이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매닝의 변호인은 전날 청문회를 주관하는 폴 알만자 중령이 증인 신청을 대부분 기각해 방어권을 보장하지 않는다면서 그를 교체해달라고 요구했지만 군 항소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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