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 개정 추진”…정치권 우경화 가속
일본의 대표적 우익 정치인인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80) 도쿄도(東京都) 지사가 신당 창당을 선언했다.이시하라 지사는 25일 오후 긴급 기자회견에서 “신당을 만들어 동료와 함께 국회에 복귀하려 한다”면서 “신당 결성은 당장이라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시하라는 신당 창당을 위해 도쿄도 지사를 사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 4월 도쿄도 지사 4선에 성공해 4년 임기 가운데 18개월 정도 재임했다.
다음 달 초순 결성을 목표로 하는 이시하라 신당에는 히라누마 다케오(平沼赳夫) 대표가 이끄는 우익 정당인 ‘일어나라 일본’ 소속 의원 5명 전원과 민주당에서 탈당한 일부 의원이 참여할 것으로 전해졌다. 신당이 출범할 경우 이시하라는 당수에 취임할 예정이다.
이시하라는 차기 총선(중의원 선거)에서 보수세력을 결집해 정계 재편을 추진하려 하고 있다. 이시하라 신당은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오사카 시장이 이끄는 일본유신회와도 공조할 방침이다.
하시모토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시하라 신당에 대해 “함께 다양한 대화를 해야한다”고 말해 공조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일본의 저명한 문학상인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소설가이기도 한 이시하라는 지난 8월 위안부 문제와 관련, “일본인이 강제 연행했다는 증거가 없다. 어려운 시절 매춘은 이익이 남는 장사”라는 망언을 내뱉었다.
그는 영토 문제에 강경하며 핵무장 등 재무장을 외치고, 전쟁과 군대보유를 금지한 평화헌법(헌법 9조)을 개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며, 난징대학살은 없었다고 주장하는 극우 정치인이다.
지난 4월에는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을 주장하는 중국에 대항해 이 섬을 도쿄도가 매입하겠다고 밝혀 정부의 국유화 조치를 촉발했고, 결과적으로 양국 간 센카쿠 대립을 불렀다.
이시하라는 1999년 도쿄도 지사 선거에 무소속으로 입후보해 당선한 뒤 내리 4선에 성공했다. 과거 자민당 시절 참의원과 중의원, 환경청 장관, 운수상(현 국토교통상) 등을 지냈다.
이시하라의 돌연한 지사 사임으로 수도인 도쿄도의 행정에 차질이 예상된다. 도쿄도는 2020년 하계올림픽 유치를 선언하고 스페인의 마드리드, 터키의 이스탄불과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이시하라 신당 창당으로 일본 정치권의 우경화가 가속할 것으로 보인다.
제1 야당인 자민당은 지난달 당 총재 경선에서 우익 정치인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가 승리했다. 신세대 우익 정치인인 하시모토 오사카 시장도 지난달 중앙 정당인 일본유신회를 창당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