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은행, 허술한 대출검사로 1조2천억원 사기당해

英은행, 허술한 대출검사로 1조2천억원 사기당해

입력 2013-01-18 00:00
수정 2013-01-18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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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부동산 거물 행세를 하며 은행들의 허술한 서류검토 절차를 이용해 무려 7억5천만 파운드(약 1조2천600억 원)가 넘는 거금을 사취한 사기범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런던 서더크 크라운 법원은 17일(현지시간) 위조문서로 은행 두 곳에서 거액의 대출 사기를 저지른 아칠리스 칼라키스(44)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문서 위조를 도운 공범인 알렌산더 윌리엄스(44) 역시 징역 5년형을 받았다.

이번 사건은 영국 최대 대출 사기 중 하나로 4개월에 걸쳐 재판이 이뤄졌다.

칼라키스는 지난 2003~2008년 앨리드 아이리쉬 은행(AIB)에서 7억4천만 파운드, 2007~2008년 스코틀랜드 은행에서 2천400만 파운드의 부당대출을 받았다.

그는 이 돈으로 1억2천만 파운드짜리 건물을 사들이는 등 부동산 투자를 하고, 여러 대의 고급차량과 개인 전용기, 요트를 사들이며 호사스런 생활을 누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범행이 이뤄진 데는 위험 관리를 소홀히 한 은행들의 해이한 근무태도가 한몫했다.

2008년 부동산 거품붕괴가 발생하기 이전에는 은행들에서 대출 건에 대한 서류업무나 배경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당시 은행들은 부동산 개발업자 유치 경쟁에 눈이 멀어 수억 파운드에 달하는 대출을 승인하는 과정에서도 개인 보증에만 의존하는 우를 범했다.

앤드루 고이머 담당판사는 이날 판결에서 “두 피고인은 대출 신청서를 피상적으로 대충 검토하는 은행의 해이한 문화를 충분히 이용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 은행들은 돈을 지급하기 전에 제대로 조사하지 않음으로써 부주의하고 경솔하게 행동했다”며 “은행들도 어느 정도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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