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서 ‘김정은 배지’ 등장…체제 공고화 상징

북한서 ‘김정은 배지’ 등장…체제 공고화 상징

입력 2013-06-03 00:00
수정 2013-06-03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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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중 북한대사관서도 김일성·김정일 사진 사라져

북한에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초상이 새겨진 배지가 등장했다.

3일 복수의 중국 내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평양에서 ‘김정은 배지’를 단 이들의 모습이 목격되기 시작했다.

다만 이 배지는 아직 수도 평양의 일부 간부층을 중심으로 배포돼 북한 주민들이 널리 착용하지는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소식통은 “김정은 배지를 단 사람도 이 배지만 다는 것은 아니고 김일성, 김정일 부자 배지와 나란히 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2011년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북한인들은 주로 김일성, 김정일 부자의 초상이 나란히 담긴 배지를 착용해왔다.

’김정은 배지’의 등장은 북한에서 김 제1위원장 체제가 상당히 공고해졌음을 상징하는 것이다.

김 제1위원장은 부친 사망 직후인 2011년 12월 최고사령관에 추대됐다. 이어 2012년 4월 당 제1비서, 중앙군사위 위원장, 국방위 제1위원장 자리에 앉으면서 명실상부한 북한의 최고 지도자로 등극했다.

김 제1위원장은 집권 초기 ‘백두혈통’임을 강조하는 등 조부와 부친의 후광을 최대한 활용해 체제 조기 안착에 주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어 작년 7월 군 실세인 리영호 숙청 사건을 계기로 김 제1위원장의 입지가 외부 세계 일각의 관측과 달리 상당히 강력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김 제1위원장에 대한 본격적인 우상화 작업도 노골화됐다. 작년 8월 김 제1위원장이 모습이 단독으로 실린 우표가 발행됐고, 11월에는 김 제1위원장에 대한 첫 우상화 도서인 ‘선군혁명영도를 이어가시며’ 제1권이 발행됐다.

따라서 이번 ‘김정은 배지’ 배포는 작년 12월 장거리 로켓 발사, 올해 2월 3차 핵실험, 4월 정점을 찍은 한반도 군사 긴장 고조 등의 움직임을 통해 ‘강력한 지도자’로서의 위상을 확보하는 데 성공한 김 제1위원장의 자신감이 반영된 조처라는 분석이다.

이런 경향은 중국 주재 북한 대사관 정문 옆의 선전판에서도 나타났다.

북한 대사관은 최근 선전판 속 사진을 교체하면서 기존의 김일성 주석, 김정일 위원장의 사진을 없애고 김 제1위원장의 사진으로만 채웠다.

북한 대사관은 김 위원장 사후 선전판에 김 주석, 김 위원장, 김 제1위원장으로 이어지는 3대 지도자들의 사진을 함께 전시해왔다.

베이징의 한 외교 소식통은 “정권 이양기에는 정통성을 강조할 필요가 있었으므로 김일성과 김정일을 앞세웠지만 김정은 정권이 출범 1주년을 넘어서면서 상당히 안정화되고 있어 이 같은 변화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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