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좋은 합의 도출해야” vs “더 좋은 합의는 없다”
전직 장성 36명 핵합의 지지·의회승인 촉구 공개서한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와 집권 여당인 민주당이 이란 핵합의를 둘러싼 파열음을 계속 내면서 의회 승인 전망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의회전문지 더 힐(The Hill)과 버팔로 뉴스 등 미 언론에 따르면 차기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로 거론되는 ‘거물’ 찰스 슈머(뉴욕) 의원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이란 핵합의에 대한 반대 입장을 거듭 밝혔다.
슈머 의원은 “일부 인사들은 ‘(핵합의 거부시의) 유일한 답은 전쟁’이라고 말하지만 나는 절대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우리는 다시 협상 테이블로 돌아가 더 좋은 합의를 도출해 내야 한다. 다른 나라들도 여기에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란이 이번 핵합의를 자신들의 사악한 목표를 위해 악용할 위험이 크다며 지난 6일 처음으로 핵합의 반대입장을 밝힌 데서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은 것이다.
그러자 몇 시간 후 존 케리 국무장관은 백악관에서 슈머 의원의 지역구 언론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누군가가 ‘더 좋은 합의를 끌어낼 수 있다’고 말한다면 이는 명백하게 잘못된 것”이라면서 “지금보다 더 강하고 더 좋은 합의를 만들어 낼 기회는 없다”고 반박했다.
케리 장관은 “어떤 상원의원도 이란과의 전쟁을 촉구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으며 또 그러길 희망한다”면서 “그러나 의회가 이번 핵합의를 거부하면 결국 갈등(전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 의회가 거부하면) 이란은 다시는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지 않을 것이며, 실제 이란 측에서 그렇게 공언했다”고 덧붙였다.
양측 간의 이 같은 갈등은 이란 핵합의의 의회 처리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이란 핵합의에 강력히 반대하는 공화당이 상·하원 양원의 과반을 차지하고 있어 60일간의 의회검토가 끝나는 다음 달 17일 이후 실시될 표결에서는 일단 부결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오바마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이며, 미 의회는 이에 맞서 3분의 2 이상(상원 67표, 하원 290표)의 의결로 거부권을 무력화할 수 있다.
현재로서는 공화당(의석수 상원 54명, 하원 246명)이 민주당으로부터 상원 13표, 하원 44표를 더 끌어와야 해 쉽지는 않지만, 슈머 의원처럼 영향력이 큰 민주당 인사가 적극적으로 이란 핵합의 반대 캠페인을 벌일 경우 불가능하지도 않다는 분석이 미 정치권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미 의회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은 “이란 핵합의의 의회 통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미 합참 부의장을 지낸 제임스 카트라이트 전 해병대 대장을 비롯한 전직 장성 36명은 이날 이란 핵합의에 대한 지지와 함께 의회 승인을 촉구하는 내용을 공개 서한을 백악관과 의회에 보냈다.
이들은 “이번 핵합의는 현재로서는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막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앞서 전직 대사 105명과 저명한 과학자 29명도 비슷한 내용의 공개서한을 백악관과 의회에 발송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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