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일자리 유출 방지”…샌더스 “자유무역 외치다 뒷북”
미국 민주당의 대선 경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이 자유무역에 대한 견해차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AP통신, 일간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클린턴 전 장관과 샌더스 의원은 6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 주 플린트에서 CNN방송 주최로 열린 민주당 경선후보 7차 토론회에 참석해 이를 주제로 맞붙었다.
미시간은 한때 제조업이 활황을 누리던 지역이었으나 2000년대 말 글로벌 경제위기 때 산업이 초토화된 뒤 겨우 회복해가고 있다.
그 만큼 고용이 매우 민감한 까닭에 고용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자유무역이 이날 토론회에서도 주요 주제로 떠올랐다.
한 유권자가 일자리가 해외로 유출되는 것을 어떻게 막겠느냐고 클린턴 전 장관에게 물었다.
클린턴 전 장관은 “해외에서 일자리를 만드는 기업으로부터 세금이익을 환수하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샌더스 의원이 기다렸다는 듯이 비판의 날을 세웠다.
샌더스 의원은 “이 문제에 대해 클린턴 전 장관이 개과천선한 게 매우 기쁘다”며 “그런데 그게 너무 늦지 않았나 싶다”고 꼬집었다.
클린턴 전 장관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중국과의 교역 정상화 등 자유무역을 지지해왔다.
샌더스 의원은 이들 협정을 비판해왔다.
특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과업처럼 삼아 성사시킨 세계 최대 규모의 자유무역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도 미국 내 제조업과 고용에 타격을 입힐 것으로 보고 반대 입장을 뚜렷이 밝히고 있다.
샌더스 의원은 “클린턴 전 장관이 재앙을 부를 많은 무역협정을 지지해왔다”고 미시간 유권자들의 반감을 자극했다.
이에 클린턴 전 장관은 샌더스 의원이 경제위기 때 자동차 업계의 구제금융을 반대한 전력이 있다며 맞불을 놓았다.
민주당 경선에서 자유무역에 대한 견해는 두 후보의 가장 두드러진 차이 가운데 하나다.
샌더스 의원은 전날 지역 신문 ‘디트로이트 프리 프레스’에 기고문을 보내 “나와 클린턴 전 장관의 차이점 중에 무역에 대한 견해보다 더 격차가 심한 부분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상원에서) 자유무역에 반대표를 던졌다”며 “내가 노동자들과 함께 반대 시위를 벌일 때 클린턴 전 장관은 기업 편에 서서 거의 모든 협정을 지지하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AP통신에 따르면 클린턴 전 장관은 현재 경선에서 슈퍼대의원을 포함해 최소 1천123명의 대의원을 확보, 484명의 지지를 얻은 샌더스 의원을 크게 앞서고 있다.
슈퍼대의원은 프라이머리나 코커스의 투표 결과와 관계없이 자유의사에 따라 표를 던질 수 있는 주지사, 상원의원, 전직 대통령 등 당내 거물급 인사들이다.
샌더스 의원은 프라이머리, 코커스에서 승리하면 슈퍼대의원들의 표심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자유무역에 대한 견해차 등 클린턴 전 장관과의 차별성을 부각해 유권자들을 설득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민주당은 오는 8일 미시간, 15일 오하이오 ,일리노이, 미주리 주에서 프라이머리에 들어간다.
한편 두 후보는 이날 토론회에서 최근 플린트 시를 뒤흔든 납수돗물 파문을 강하게 성토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