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대선 젊은층 인종다양화… 민주당에 유리한 선거지형 형성

미대선 젊은층 인종다양화… 민주당에 유리한 선거지형 형성

입력 2016-03-07 17:43
업데이트 2016-03-07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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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선기록 대입한 시나리오에서 올해 ‘민주당 승’ 예상

인구는 부동산 가격을 포함해 경제 전반의 큰 흐름을 결정하는 근원적 변수인 것은 물론 정치·사회 변동의 방향을 가르는 가장 기층적인 요인이다.

미국의 인구 변화를 토대로 투표 참여율과 투표 성향을 대입해 분석한 결과 올해 미국 대선에선 물론 앞으로 2032년까지 5차례의 대선에서 대체로 공화당보다는 민주당 측에 유리한 선거 지형이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공화당의 대선후보 예비선거에서 선두인 사업가 출신 도널드 트럼프의 본선 경쟁력이 공화당 내에서도 의문시되고 있지만, 다른 주자가 공화당 후보로 나서더라도 인구통계학적으로 민주당 후보를 이기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지난달 말 발표된 ‘미국 선거의 미래’ 보고서는 우선 2016년 대선에 대해, 최근의 인구학적 특성을 기반으로 인종·연령대별 투표율과 지지성향을 각기 달리 한 6가지 시나리오를 상정했을 때 한가지 시나리오에서만 공화당 후보의 전국 득표율이 민주당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왔다고 밝혔다.

전국 득표율이 아닌 50개 주별 선거인단 확보 수로 당선자를 내는 미국 대선의 특성상 전국 득표율에선 뒤져도 선거인단을 더 많이 확보하면 당선될 수 있는데, 선거인단 면에서도 6개 시나리오 중 4개 시나리오에서 민주당이 이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는 각각 보수·중도·진보성향인 미국기업연구소(AEI)·브루킹스연구소·미국진보센터(CAP)가 공동으로 인구학적 변화를 연구해 내놓은 ‘변화하는 미국’의 자료를 토대로, 최근 수차례의 대선에서 나타난 인종·연령대별 투표율과 지지성향에 따라 6가지 기본 시나리오를 만들어 돌렸다.

따라서 이는 올해를 포함해 앞으로 5차례의 대선 결과를 ‘예측’한 것이 아니라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조건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각본’에 불과한 만큼, 공화, 민주 양당의 인구변화 적응 노력과 선거 전략 및 후보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백인 외의 소수 인종, 특히 히스패닉과 아시아계 인구의 증가가 민주당엔 유리하게, 공화당엔 불리하게 작용하는 선거 지형을 만들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전통적으로 공화당의 거점이었던 조지아와 텍사스주에서 유색인종 유권자의 비율이 많이 늘어났다든지, 백인 유권자가 80% 이상을 차지하는 주가 2016년 23개에서 2032년엔 11개 주로 반 토막 날 것이라든지 하는 인구 구성의 변화가 가져오는 결과다.

미국 인구 구조에서 급속히 펼쳐지는 2가지 핵심 변화는 젊은층 유권자의 인종 다양화(백인 비율 감소, 흑인, 히스패닉, 아시아계 증가)와 베이비붐 세대의 노화에 따른 노령 유권자의 증가. 현재로썬 민주당 측에 유리한 인종적 다양화가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지난 2000년 유권자의 23%를 차지했던 소수계가 2016년엔 31%로, 2032년엔 40%까지 올라선다. 특히 이미 2016년 이미 흑인을 앞선 히스패닉은 2032년엔 18%로 늘어나 12.5%인 흑인을 크게 앞서게 된다.

65세 이상 노령 유권자는 2000년 17.5%에서 2016년 21%, 2032년엔 25%로 늘어나는데 노령 유권자의 투표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을 감안하면 실제 투표층에선 노령 유권자의 비율이 이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노령화하는 인구의 인종적 다양성이 점증하고 있는 만큼 총유권자 중 백인 노령 유권자의 비중은 2032년까지 16%에서 17%로 단 1% 포인트만 늘어날 뿐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가 상정한 기본 시나리오는 연령, 인종, 투표율, 양당 후보 지지도 면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재선시킨 2012년 때의 것을 대입한 것(A), 오바마 대통령의 첫 당선 때인 2008년 기록을 대입한 것으로 2012년 때보다 더 민주당에 유리한 것(B), 아들 부시 대통령을 재선시킨, 공화당에 유리한 2004년 대선 것(C)이 있다.

또 유권자의 투표지지 성향은 2012년 선거와 같되 모든 주에서 히스패닉, 아시아계 등 비흑인 소수 인종의 투표율이 백인만큼 높아지는 것을 가상한 시나리오(D)는 소수 인종의 투표율 제고 전략이 성공한 경우를 상정한 것이다.

반대로 공화당에 유리한 시나리오로, 히스패닉/아시아계 등 소수 인종의 공화당 지지도가 7.5% 포인트 높아지는 것을 상정한 것(E)과, 마지막으로 공화당 후보에 대한 백인 지지도가 50개 주 전부에서 2012년 선거 때보다 5% 높아지는 것(F)을 가상한 시나리오가 있다.

2020년부터 2032년까지 4차례 대선에서 이 6가지 시나리오를 돌려보면, A,B,C,D,E 5개 시나리오에서 민주당 후보의 전국 득표율이 2016년 대선보다 더 큰 격차로 앞서는 것으로 나온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특히 시나리오 C는 공화당에 유리했던 2004년 대선 자료를 대입했음에도 인구구조의 누적된 변화가 민주당 쪽에 유리한 결과로 나타났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을 재선시킨 1984년 자료를 대입해 공화당에 가장 유리한 시나리오 F에서도 2020, 2024 대선에서만 공화당이 민주당을 앞서고 그 이후엔 역전되는 상황으로 전개됐다. 인구구조의 변화 때문이다.

실제 당락을 가르는 선거인단 확보 측면에선, 시나리오 A,B,D,E의 경우 민주당이 전국 득표율과 마찬가지로 모두 승리한다.

시나리오 C의 경우 2020년 선거에선 득표율은 민주당이 앞서나 선거인단에선 공화당이 이기지만, 2024년 선거부터는 선거인단에서도 민주당이 이기게 된다. 소수계 유권자의 비중 증가가 시간이 갈수록 힘을 발휘하는 것이다.

공화당에 가장 유리한 시나리오 F에선 공화당이 2028년까진 민주당에 이기지만 선거인단 격차가 점차 줄어들어 2032년 가면 민주당에 역전되는 것으로 나타난다.

보고서 필진 중 한 사람인 브루킹스연구소 인구학자 윌리엄 프레이는 미국의 2016년 대선이 “백인과 소수계의 정치적 분기라는 면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면서 “공화, 민주 양당이 새로운 지지기반 배양을 위한 장기전략을 재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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