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까지 ICBM 400기로 감축…“1960년대 이후 최저 수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핵전력 강화를 천명하고 나섰지만, 실제로는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 때 체결된 협정에 따라 핵무기 감축이 진행되고 있다고 AP통신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미 공군은 이달 14일 현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미니트맨3 미사일을 406기 보유하고 있으며, 다음 달까지 400기로 줄일 예정이라고 17일 밝혔다. 지난해 9월에는 417기를 보유하고 있었다.
미국은 10년 전에도 미니트맨3을 500기에서 450기로 감축한 바 있다.
예정대로 감축되면 미국의 실전 배치 ICBM은 미국과 소련의 냉전이 절정을 이뤘던 1960년대 이후 최저 수준으로 줄어든다.
핵 탑재 다탄두를 장착한 미니트맨3은 미국 지상배치 핵전력의 핵심이다. 대통령의 발사명령이 내려지면 30분 이내에 지구 상 어느 표적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미 공군은 B-52 H 폭격기 41대에서 핵무기를 제거하는 작업도 올해 1월까지 마쳤다.
이 같은 핵무기 감축 작업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2010년 러시아와 체결한 신전략무기감축 협정(New START·뉴 스타트)에 따른 것이다.
뉴 스타트에 따라 미국과 러시아는 2018년까지 실전 배치 핵탄두 수를 1천550개, 운반수단(미사일과 폭격기 등)을 700기 이하로 줄여야 한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뉴 스타트를 ‘나쁜 협정’이라고 부르면서 핵전력을 대폭 증강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양국의 핵무기 감축 기조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미 국방부는 뉴 스타트를 철회할지, 오바마 행정부의 무기 현대화 계획을 지속할지 재검토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오바마 행정부의 무기 현대화 계획은 1천억 달러 이상이 투입될 차세대 ICBM 개발 등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
미국과 러시아가 연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뉴 스타트는 2021년 2월 종료된다. 더구나 감축되는 미니트맨3 미사일은 저장되고, 폐쇄되는 지하 미사일 격납고도 언제든지 다시 사용할 수 있다. 양국의 핵 경쟁이 불붙는다면 뉴 스타트에 따른 핵무기 감축은 아무 의미가 없다는 얘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