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마의 ‘변심’…대만과 단교 뒤 中과 즉각 수교

파나마의 ‘변심’…대만과 단교 뒤 中과 즉각 수교

이창구 기자
이창구 기자
입력 2017-06-13 22:54
업데이트 2017-06-13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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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마가 대만과 단교하는 동시에 중국과 수교했다. 중국 외교부는 13일 왕이 외교부장과 이사벨 세인트 말로 파나마 부통령 겸 외교장관이 베이징에서 회담하고 ‘양국 외교관계 수립 공동성명’에 서명했다고 전했다. 왕 부장은 “역사적인 순간”이라면서 “오늘부터 양국이 대사급 외교관계를 맺는다”고 밝혔다. 말로 부통령도 “세계에는 오직 하나의 중국만 있다”면서 “대만은 중국 영토의 양도할 수 없는 일부”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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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오른쪽) 중국 외교부장과 이사벨 세인트 말로 파나마 부통령 겸 외교장관이 13일 베이징에서 ‘외교관계 수립 공동 성명’에 서명한 직후 건배하고 있다. 파나마는 이날 중국과 수교하는 동시에 대만과 단교했다. 베이징 AFP 연합뉴스
왕이(오른쪽) 중국 외교부장과 이사벨 세인트 말로 파나마 부통령 겸 외교장관이 13일 베이징에서 ‘외교관계 수립 공동 성명’에 서명한 직후 건배하고 있다. 파나마는 이날 중국과 수교하는 동시에 대만과 단교했다.
베이징 AFP 연합뉴스
●中 “역사적 순간”… 대만 “우릴 기만”

대만은 강력 반발하면서도 결국 파나마와 외교 관계 중단을 선언했다. 리다웨이 대만 외교부장은 “파나마가 마지막 순간까지 대만을 기만했다”며 “국가 주권 및 존엄을 지키기 위해 양자 간 협력을 전면 중단하고 대사관을 철수시키겠다”고 밝혔다.

이번 단교로 대만의 수교국은 20개국으로 줄었다. 특히 최근 중국과 바티칸의 수교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어 천주교 국가인 남미의 니카라과, 파라과이, 온두라스 등도 바티칸이 대만과 단교하면 잇따라 단교할 가능성이 크다.

●中투자에… 107년 우방 대만에 등돌려

든든한 우방국이었던 파나마가 대만을 버린 것은 지난해 5월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지 않는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취임한 이후 중국이 국제사회에서 대만을 고립시키기 위한 노력의 결과물이다. 특히 파나마 운하의 물동량 대부분을 중국이 차지하는 데다 최근 운하 배후지를 중국이 대신 개발하는 등 경제 의존이 심화됐다.

파나마는 1912년 중화민국 시절부터 107년간 외교 관계를 유지해 왔다. 국민당 정부가 대만으로 패퇴한 이후 1954년 다시 수교를 맺었다. 차이 총통은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지로 파나마를 택할 정도로 외교 관계 유지에 공을 들여 왔다.

●中 고립작전… 대만 수교국 20개국 뿐

중국은 2013년 감비아가 대만과 단교했을 때는 집권당인 국민당을 배려해 3년이 지난 뒤에야 외교 관계를 맺었다. 하지만 민진당 차이잉원 정부가 들어선 이후인 지난해 12월 상투메프린시페가 대만과 단교하자 1주일도 안 돼 외교 관계를 수립했다. 이번에는 단교와 동시에 수교가 이뤄졌다. 중국의 대만 고립 작전이 독해졌다는 의미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2017-06-14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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