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전대통령 장례식 엄수…“천개의 불빛중 가장 밝았다” 애도

부시 전대통령 장례식 엄수…“천개의 불빛중 가장 밝았다” 애도

김태이 기자
입력 2018-12-06 09:40
수정 2018-12-06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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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오바마·클린턴·카터 등 전현직 대통령 5명 모두 한자리에

지난달 30일 향년 94세로 타계한 조지 H.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장례식이 5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국립성당에서 엄수됐다.



참석자들은 대통령 재직 당시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과 정상회담을 갖고 동서 화합을 선언해 냉전에 마침표를 찍은 시대의 아이콘이자 정치 명문가인 부시 가문의 수장으로서 미 현대 정치사에 커다란 족적을 남긴 고인을 추모하며 명복을 빌었다.

이번 장례식은 2007년 제럴드 포드 전 대통령 장례식 이후 11년 만에 국장(國葬)으로 치러졌다. 장례식은 이날 오전 11시에 시작해 오후 1시 15분께 끝났다.

지난 8월 25일 별세한 미 정계의 거물 존 매케인 상원의원 장례식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행사에 초대받지 못하고, 추도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날 선 비판이 나왔던 것과는 달리 이날 장례식은 여야 인사가 총출동해 ‘통합’하는 모습을 보인 가운데 차분하게 진행됐다.

고인의 장남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추도사에서 “우리에게 그는 ‘천 개의 불빛’ 중에서 가장 밝은 빛이었다”고 그의 삶에 의미를 부여했다.

‘천 개의 불빛’은 고인이 1988년 공화당 대선후보 지명 수락연설에서 미국내 수많은 민간 봉사활동 단체들을 일컫는 용어로 처음 사용했다. 이들 단체가 미국을 발전시켜 더 나은 미국을 만드는 불빛이 되고 있다는 의미가 담겼다. 이후 대통령 취임사를 비롯한 각종 연설과 행사에서 줄곧 사용되면서 아버지 부시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이날 고인의 유해는 미 정부 관례에 따라 21발의 예포가 울리는 가운데 지난 사흘간 안치됐던 미 의사당에서 국립성당으로 운구됐다. 성당 내에서 총 9명의 팀으로 이뤄진 군인들이 관을 운구할 때는 해군 장성 및 대령 등 고위장교 13명이 관 뒤를 함께 걸었다. 고인은 2차 대전 당시 해군 전투기 조종사로 복무했던 전쟁 영웅이기도 하다.

고인의 손녀인 로렌 부시 로렌과 애슐리 워커 부시가 성경 구절을 낭독하며 고인을 추모하는 예식이 본격적으로 거행됐다.

이날 장례식은 흑인 최초로 미국 성공회 주교에 오른 마이클 커리 주교와 부시 전 대통령의 거주지였던 텍사스주 휴스턴 성공회 신부인 러셀 레벤슨 등이 집전했다.

장례식장 맨 앞줄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내외와 버락 오바마, 빌 클린턴, 지미 카터 전 대통령 부부가 자리 잡았다. 아버지 부시 행정부에서 국방장관을 거쳐 아들 부시 행정부에서 부통령을 역임했던 딕 체니와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마이크 펜스 부통령 등 전·현직 고위 관료들도 함께했다.

공화당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와 폴 라이언 하원의장, 민주당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와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등 의회 지도부도 총출동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로 옆 자리의 오바마 전 대통령 내외와는 악수를 나눴지만 그 옆에 앉은 클린턴 전 대통령과 자신의 2016년 대선 경쟁자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는 악수하지 않았다. 마지막에 입장한 부시 전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 부부를 비롯한 전직 대통령 부부 모두와 악수한 뒤 유족석으로 향했다.

워싱턴포스트(WP)와 CNN 등 미 언론에 따르면 각국의 정치 지도자들도 대거 참석했다. 영국의 찰스 왕세자와 존 메이저 전 총리,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 요르단의 압둘라 2세 왕과 라니아 여왕, 폴란드 안제이 두다 대통령과 레흐 바웬사 전 대통령 등이 참석했다. 바티칸은 성명을 내고 프란치스코 교황이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의 타계를 애도했다고 전했다.

정부 조문사절단 단장으로 미국을 방문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장례식에 참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장례식 참석에 앞서 트위터 계정에 “이것은 장례식이 아니라 오랫동안 뛰어난 삶을 살아온 위대한 인물을 기념하는 날이다. 그가 그리울 것”이라는 트윗을 올렸다.

고인에게 바치는 조사(弔詞)는 4명이 낭독했다. 부시 전기를 집필한 역사학자 존 미첨을 시작으로 브라이언 멀로니 전 캐나다 총리, 앨런 심프슨 전 상원의원에 이어 마지막에 고인의 장남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나섰다.

미첨은 고인이 2차 대전 때인 1944년 태평양 상공에서 폭격기를 몰다 일본군에 격추돼 추락했으나 미군 잠수함에 구조된 일화 등을 언급하며 “그의 이야기는 우리의 이야기”라며 역경에 굴하지 않은 고인의 삶을 기렸다. 또 “그는 위험한 시대에 우리의 방패”였다며 “부시는 마지막 위대한 군인, 정치가였다”고 경의를 표했다.

미첨은 “태평양 바다 추락에서 살아남은 조지 H.W. 부시가 우리의 삶과 국가의 삶을 더 자유롭고 더 좋게, 더 따뜻하고 고귀하게 만들었다”고 기렸다. 미첨은 부시 전 대통령이 한 백화점의 군중 속에서 선거 유세를 하던 도중 마네킹과 악수했던 일화를 소개하면서 “불완전한 사람, 그가 우리에게 더 완벽한 국가를 남겼다”고 말했다.

그는 ‘진실을 말하라’, ‘남을 탓하지 말라’, ‘최선을 다하라’, ‘용서하라’ 등 고인이 생전 강조했던 삶의 원칙들을 언급하기도 했다.

멀로니 전 캐나다 총리도 과거 고인과 외교현장에서 만났던 일들을 소개하면서 부시 전 대통령이 “유머 센스를 지닌 사람”이자 “진정한 리더”였다고 전했다.

심프슨 전 의원은 1962년 시작된 고인과의 오랜 인연을 소개하면서 자신이 가장 어려웠던 시기에 부시 전 대통령이 곁에서 힘이 돼줬다고 말했다.

아들 부시 전 대통령은 조사에서 “아버지는 낙관적인 태도로 자녀들이 무엇이든 가능하다고 믿게 했다”면서 부친과의 여러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말미에 부친에 대해 “최고의 아버지”라고 말하면서 감정에 북받쳐 잠시 고개를 숙이고 말을 잇지 못하다가 이내 고개를 들고 울먹이며 “아버지는 로빈을 안고 어머니의 손을 다시 잡고 있을 것”이라며 추도사를 끝마쳤다. 로빈은 3세 때 백혈병으로 숨진 여동생이며 모친 바버라 부시 여사는 지난 4월 별세했다.

추도사에 이어 레벤슨 신부는 “내 예감으로는 천국이 조금 더 친절하고 상냥해졌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모든 예식이 매우 부시같았다(Bush-like)”면서 국가 지도자들과 양당 구성원들이 모두 모여 장례식의 장엄함을 강화했다고 전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공화당 소속이었지만 야당 등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하고 타협할 줄 아는 온건 노선을 걸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또 부시 전 대통령은 일생에 걸쳐 공직 봉사, 국가, 전통, 민주주의 규범과 헌법 그 자체가 최우선이라는 것을 이해했던 인물이라고 WP는 평가했다.

장례식이 끝난 뒤 고인의 시신은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로 이동했으며 ‘스페셜 에어 미션 41’로 이름 붙여진 ‘에어포스원’에 실려 장지인 텍사스로 향했다.

고인의 유해는 이날 오후 텍사스 휴스턴에 도착해 세인트 마틴 성공회 교회에 6일 오전까지 안치된다. 이곳에서는 추도식이 열린다. 이어 6일 오후 텍사스 A&M 대학의 조지 H.W. 부시 도서관·기념관 부지에 묻힌 부인과 딸 곁에 안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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