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년 화석에서 드러난 물고기 잡아먹는 오징어(?)

2억년 화석에서 드러난 물고기 잡아먹는 오징어(?)

강경민 기자
입력 2020-05-07 15:49
수정 2020-05-07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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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발굴 화석 재해석…물고기 머리 입에 넣고 주변엔 다리 흔적

사진=지질학자협회 회보(Proceedings of the Geologists’ Association)
사진=지질학자협회 회보(Proceedings of the Geologists’ Association)
약 2억년 전에 오징어와 비슷한 포식자가 청어를 닮은 물고기를 잡아먹는 화석이 확인돼 학계에 보고됐다. 이른바 ‘포식’ 화석으로는 가장 오래된 것이다.

이 화석은 19세기에 잉글랜드 남부 해안에서 발견돼 ‘영국지질연구소’(BGS)에 보관해 오던 것으로 플리머스대학 과학공학부 맬콤 하트 교수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이 재해석을 통해 이런 새로운 사실을 밝혀냈다.

플리머스대학에 따르면 연구팀은 화석의 주인공이 오징어를 닮은 ‘클라르케이테우티스 몬테피오레이’(Clarkeiteuthis montefiorei)로 입에 청어와 비슷한 물고기인 ‘도르세티크티스 베체이’(Dorsetichthys bechei)를 물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C. 몬테피오레이의 다리와 D. 베체이 몸통 위치 등을 고려할 때 우발적으로 만들어진 화석이 아니라 물고기의 머리 뼈가 포식자에게 분명하게 으깨진 고대 포식 사건을 그대로 담은 화석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이런 화석이 남게 된 것과 관련해 두 가지 가능성을 제시했다.

우선 물고기 크기가 C. 몬테피오레이에는 너무 커 목에 걸리면서 둘 다 사망해 바닥에 떨어져 화석이 됐거나, 아니면 다른 포식자가 달려드는 것을 피하기 위해 먹이를 바닥으로 가져가다가 산소가 너무 낮은 곳까지 내려가 질식했을 수 있는 것으로 제시했다.

연구팀은 “(고대) 포식 사건이 지질기록으로 발견되는 것은 극히 드물어 대단한 것은 아니더라도 상당히 이례적인 것은 맞는다”면서 “포식자와 피포식자가 모두 죽어 화석으로 보존된 특히 더 잔혹했던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연구팀은 이 사건이 약 1억9천900만~1억9천만년 전 시네무리움기에 일어나 지금까지 발굴된 포식 기록보다 1천만년 이상 앞선 것으로 분석했다.

하트 박사는 “(잉글랜드 남부의) 도싯 해안의 블루 리아스와 차모스 이암층은 19세기부터 (오징어와 같은) 초형아강(coleoidea) 고생물학에 대한 지식을 넓혀주는 중요한 화석을 많이 제공해 왔다”면서 “이곳의 이암층 상당수에서는 살아있는 먹잇감을 다리로 붙잡고 있는 것을 비롯해 고생물학적으로 중요한 종(種)들이 발견됐다”고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질학자협회 회보’(Proceedings of the Geologists‘ Association)에 실릴 예정이며, 유럽지구과학학회(EGU) 연례총회의 온라인 대체 행사인 ’셰어링 지구과학 온라인‘(Sharing Geoscience Online)을 통해서도 발표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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