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머니 파워에… EU·日, 홍콩 놓고 美와 ‘온도차’

차이나머니 파워에… EU·日, 홍콩 놓고 美와 ‘온도차’

류지영 기자
류지영 기자
입력 2020-05-31 23:50
수정 2020-06-01 0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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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심각한 우려… 中 제재는 해법 아냐” 日 “홍콩정세 우려”… 구체적 대응엔 침묵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처리 강행을 두고 미국과 유럽연합(EU)·일본 사이에 균열이 드러나고 있다. 셋 다 중국을 비난한다는 점에서는 동일하지만 이후 대응은 제각각이다. 미국은 홍콩에 부여한 특별지위를 철폐하는 절차를 시작한다고 밝혔지만 EU는 제재를 배제하고 대화를 강조한다고 밝혔다. 일본은 제재 여부에 대한 입장조차 내놓지 않고 있다. 다분히 중국의 ‘차이나 머니’를 의식한 행보다.

EU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29일(현지시간) 27개 회원국 외무장관과의 화상회의 뒤 회원국을 대표해 낸 선언문에서 중국이 전날 홍콩보안법 처리를 강행한 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러나 그는 중국에 대한 제재를 언급한 회원국은 단 한 국가뿐이었다면서 “제재가 중국과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중국과 계속해서 대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U의 반응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는 현실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독일과 프랑스 등은 중국에 대해 좀더 강경하게 대응하자는 쪽이지만 이탈리아와 그리스 등은 중국의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을 지지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EU가 미국과 중국 간 경쟁에 얽히고 싶어 하지 않는 가운데 홍콩보안법 문제가 불거졌다”면서 “EU와 미국의 사이가 또 한 번 틀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일본 정부도 홍콩보안법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면서도 구체적인 대응에는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앞서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지난 28일 “전인대에서 홍콩에 관한 의결로 홍콩 정세를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더이상의 조치는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중국이 적극적으로 추진 중인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과 하반기로 예정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일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2020-06-01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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