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쟁지 휴전에도 총성 이유 봤더니… 터키가 고용한 용병 수백명이 활동

분쟁지 휴전에도 총성 이유 봤더니… 터키가 고용한 용병 수백명이 활동

이기철 기자
이기철 기자
입력 2020-10-14 15:29
수정 2020-10-14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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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제르바이잔 두번째 큰 도시인 간자가 포격을 받은지 이틀 뒤인 13일(현지산) 한 남성이 무너진 주택 잔해를 모습. 간자 AP 연합뉴스
아제르바이잔 두번째 큰 도시인 간자가 포격을 받은지 이틀 뒤인 13일(현지산) 한 남성이 무너진 주택 잔해를 모습. 간자 AP 연합뉴스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 분쟁지인 ‘나고르노 카라바흐’ 지역에 터키가 고용한 시리아 출신의 용병 수백명이 가담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가 중재한 정전 합의에 두 나라가 동의했지만 지켜지지 않으면서 총성이 그치지 않았다. 또 다른 수백명이 용병으로 가세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나고르노 카라바흐 지역에서 활동하는 시리아 출신 용병들은 전쟁으로 경제가 피폐해진 시리아에서는 상당한 금액인 한 달에 최고 2000달러까지 받는다. 가족을 부양하고자 용병에 가입할까 생각한다는 한 전투원은 WSJ에 “리비아나 아제르바이잔으로 가는 것은 일상사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은 이젠 누구와 싸우는지 관심이 없고, 물어보는 것은 돈뿐”이라며 “돈이 있는 곳은 어디든 간다”고 증언했다. 지난달 월 1500달러를 받고 아제르바이잔에서 싸우기로 계약한 한 시리아인(38)은 “우리는 죽음으로 내몰리지만 가족을 위한 빵 때문에 간다”고 말했다.
13일(현지시간) 아제르바이잔 서부 테르테르 시가 포격을 받는 동안 지하 대피소로 피신한 주민들. 테르테르 AFP 연합뉴스
13일(현지시간) 아제르바이잔 서부 테르테르 시가 포격을 받는 동안 지하 대피소로 피신한 주민들. 테르테르 AFP 연합뉴스
분쟁지에 파견된 한 시리아 출신 용병은 전투원들은 9월 중순 이후 한 번에 최대 100명까지이동한다고 했다. 또 다른 시리아 용병은 수백명이 이미 분쟁지로 파견됐다고 털어놓았다. 나고르노 카라바흐로 파견을 기다리는 한 반군은 시리아에서 터키를 통해 전세기를 타고 이동한다고 말했다.

앞서 러시아는 지난 10일 과거 소비에트 연방이었던 두 나라를 중재해 정전 합의를 이끌어 냈다. 그러나 양국은 서로 상대방이 먼전 정전 합의를 위반했다고 주장하면서 계속 싸우면서 민간인 피해도 늘어나고 있다. 나고르노 카라바흐 관리들은 13일 아제르바이잔이 민간인 지역에 포격을 가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아제르바이잔 제2의 도시인 간자 관리들은 도시가 두 번째 포격을 받았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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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성이 13일(현지시간) 포격으로 파괴된 아제르바이잔 두번째 큰 도시인 간자의 집에서 세간살이를 어깨에 메고 걸목을 걸어가는 모습. 간자 AP 연합뉴스
한 남성이 13일(현지시간) 포격으로 파괴된 아제르바이잔 두번째 큰 도시인 간자의 집에서 세간살이를 어깨에 메고 걸목을 걸어가는 모습. 간자 AP 연합뉴스
터키는 과거에도 외교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시리아 전투원들을 고용한 바 있다. 미국방부가 지난 7월에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터키는 올해 초 리비아 내전에서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정부를 지원하고자 시리아 전투원 5000여명을 보냈다. 터키는 석유가 풍부한 북아프리카에서의 영향력이나 협상력을 확대하고자 용병뿐만 아니라 자국군도 보낸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지난 2월 터키 군사 고문관의 지휘 아래 리비아에서 싸우는 시리아 용병을 칭찬하기도 했다. 에르도안은 “우리와 함께 하는 형제들은 자신들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연대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들이 리비아에 가는 것은 정신적 차원”이라고 말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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