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서방 탓’ 푸틴에 축전보낸 김정은…외신 “핵 위협도 모방”

‘서방 탓’ 푸틴에 축전보낸 김정은…외신 “핵 위협도 모방”

김유민 기자
김유민 기자
입력 2022-05-10 07:59
업데이트 2022-05-10 09:28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러 전승절 종전선언은 없었다
푸틴, 특수군사작전 필요 언급

이미지 확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에서 만찬을 함께하며 건배하고 있다. 블라디보스토크 TASS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에서 만찬을 함께하며 건배하고 있다. 블라디보스토크 TASS 연합뉴스
“(그들은) 우리의 안전, 특히 러시아 국경에서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위협을 고조시켰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차 세계대전 종전기념일, 전승절 기념식 연설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러시아를 침공하려는 서방에 맞선 행동이었다며 그 책임을 서방에 돌렸다.

종전 선언은 없었다. 푸틴 대통령은 11분 동안 이어진 연설에서 이번 전쟁의 정당성을 재차 강조했고, 러시아 언론은 사실상 서방과의 전면전을 선포했다고 전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는 제2차 세계대전의 승자들이 중시해야 할 모든 것들을 잊었다”라며 러시아군이 학교를 폭격해 민간인 60명을 죽게 만들고, 항구도시 오데사에 미사일 6발을 발사하는 등 우크라이나 전역에 공격을 멈추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北 “정의의 대전에서 승리” 연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푸틴 대통령에게 축전을 보내 튼튼한 연대를 약속했다. 북한은 김 위원장과 푸틴의 정상회담 3주년인 올해 우방국인 러시아와의 친선관계를 강조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러시아 인민은 인류의 운명을 위협하던 파시즘을 격멸하는 정의의 대전에서 위대한 승리를 이룩했다”고 말했다.

10일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전날 푸틴 대통령에게 “러시아에서의 위대한 조국전쟁 승리 기념일에 즈음하여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정부와 인민의 이름으로 당신과 친선적인 러시아 정부와 인민에게 가장 열렬한 축하와 따뜻한 인사를 보낸다”는 내용의 축전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25일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에서 단독 및 확대 정상회담을 가지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러시아 전통 검을 소개하고 있다. 크렘린궁 제공 AP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25일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에서 단독 및 확대 정상회담을 가지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러시아 전통 검을 소개하고 있다.
크렘린궁 제공 AP 연합뉴스
김정은의 핵 위협 푸틴 보고 배웠나
김정은 위원장은 조선인민혁명군 9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어떤 세력이든 우리 국가의 근본 이익을 침탈한다면 우리 핵 무력은 의외의 자기의 둘째가는 사명을 결단코 결행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북한과 러시아가 전술 핵무기 사용을 놓고도 손을 맞잡는 모양새다. 북한 관영 매체들은 김정은 위원장의 신형 전술 유도 무기 시험 발사 참관 소식을 전하며 “신형 전술 유도 무기 체계는 전선 장거리 포병 부대들의 화력 타격력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키고, 전술 핵 운용의 효과성과 화력 임무 다각화를 강화하는 데서 커다란 의의를 가진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워싱턴포스트 외교·안보 칼럼니스트 조시 로긴은 최근 ‘김정은은 푸틴의 우크라이나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는 제목의 칼럼에서 “과대망상적인 전체주의 독재자 김정은은 그의 이웃 민주국가를 공격하겠다고 위협한다. 석 달 전 푸틴을 완벽히 묘사했다”고 지적했다.
이미지 확대
북한 김정은, 열병식 참가자들과 기념사진
북한 김정은, 열병식 참가자들과 기념사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항일빨치산’ 창설 90주년(4ㆍ25) 기념 열병식에 참가했던 평양 청년들을 격려하며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일 김 위원장이 “조선인민혁명군창건 90돌 경축 열병식을 성과적으로 보장하는 데 기여한 평양시 안의 대학생 및 근로청년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2일 보도했다. 2022.5.2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이미지 확대
어두운 표정의 푸틴
어두운 표정의 푸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열린 제2차 세계대전 전승절 77주년 기념 열병식에 참석한 모습. 2022.5.9 모스크바 로이터 연합뉴스
“김정은, 판돈 키우고 있다”

로긴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북한이 2차례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포함해 모두 4차례의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했으며 핵실험 준비 정황이 포착된데다 최근엔 핵무기 선제 사용 가능성까지 시사했다고 전했다.

로긴은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김정은의 언사가 더욱 공격적으로 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라며 “푸틴이 위험, 억제, 긴장고조, 핵 벼랑 끝 전술에 대한 지정학적 교과서를 다시 쓰면서 그의 문하생 김정은도 주목하고 있다. 미국이 유럽의 위기에 초점을 맞추는 동안 김정은은 동아시아에서 판돈을 키우고 있다”고도 말했다.

로긴은 “이웃 국가를 위협하는 모든 독재자를 막는 최상의 방법은 우크라이나에서 푸틴이 실패하도록 해 북한이나 중국 지도자가 따라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한 뒤 “김정은의 증가하는 공격적인 조치와 발언은 무시될 수 없다”고 경고했다.
김유민 기자

많이 본 뉴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