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임약만 6만개…성폭행 일삼은 사이비 교주, 8658년형 선고

피임약만 6만개…성폭행 일삼은 사이비 교주, 8658년형 선고

김민지 기자
김민지 기자
입력 2022-11-17 14:38
수정 2022-11-17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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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심 1075년 3개월형의 8배

튀르키예에서 여성들을 성폭행하고 미성년자들을 학대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사이비 종교단체의 교주가 재심에서 8658년형을 선고받았다.

16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스타에 따르면 이스탄불 법원은 이날 사이비 종교 지도자 아드난 옥타르(65)에게 총 8658년형을 선고했다.

이 형기는 그가 이전에 받은 1075년형의 8배나 되는 형량이다. 앞서 옥타르는 2018년 7월 범죄단체 조직, 미성년자 성적 학대, 성폭행, 탈세, 고문, 인권침해, 총기 위협 등 15개 혐의로 신도 200여명과 함께 체포됐다. 옥타르는 재판 끝에 2021년 1월 1075년 3개월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지난 3월 튀르키예 항소 법원은 해당 판결을 ‘불완전한 기소’라는 이유로 이스탄불 법원으로 되돌려보냈고 재심이 진행됐다.

옥타르는 1980년대 대학을 중퇴하고 신정(神政·종교적 신의 대리자에 의한 정치)을 조장했다는 이유로 처음 체포된 이후 ‘하룬 야햐’라는 가명으로 반(反)진화론을 주장하는 책을 쓰면서 유명세를 탔다. 그는 1990년대부터 자신의 명성을 이용해 본격적으로 신도를 모집하기 시작했고, 지난 2000년대에는 TV채널 ‘A9’을 개설하고 토크쇼 출연 등을 통해 자신의 사상을 설파했다. 체포되기 전 ‘키튼스’(새끼고양이)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해 짙은 화장을 한 여성들에 둘러싸인 채 종교와 사회 문제에 대한 자신의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검찰에 따르면 옥타르는 종교적 가르침을 구실로 여성을 세뇌했다. 또 여성을 성폭행하는 장면을 녹화한 것처럼 속여 피해자를 협박했다.

한 피해자는 옥타르가 자신과 다른 여성을 반복적으로 성폭행했으며, 성폭행 피해자 중 일부는 피임약 복용을 강요받았다고 증언했다. 압수수색이 진행된 그의 주거지에서는 6만 9000정의 피임약이 발견되기도 했다.

옥타르는 법정에서 “나는 여성에 대한 사랑이 넘치고 가까운 여자친구가 1000명이 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발견된 피임약에 대해선 “피부질환 치료용”이라고 해명했다.

이번 재심에서는 옥타르가 마취 없이 성형수술을 강요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옥타르에게서 벗어나 캐나다로 피신한 세다 이실다르는 선데이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끔찍했다. 나는 의사들이 내 코에 수술용 망치를 몇 번 내리쳤는지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옥타르가 신도들을 어떻게 세뇌했는지에 대한 전 신도들의 증언도 잇따랐다. 이들에 따르면 옥타르는 신도들을 성적으로 착취하기 위해 개개인의 독립성을 서서히 무너트리고 세뇌해왔다. 10대 시절 옥타르를 처음 만났다는 우그르 사힌은 피해자가 약 200명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옥타르는 판결에 불복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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