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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현지시간) 이라크 시위대 습격을 받은 바그다드 주재 미 대사관 건물에 불이 붙어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바그다드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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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군, 친이란 시위대 ‘그린존’ 통과 묵인
이란, 美 공습 유도해 이라크 분노 폭발 계책
지난 31일(현지시간) 이라크 바드다드에 있는 미 대사관이 친이란 시위대 습격을 받은 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모든 인명과 재산 피해는 전적으로 이란 책임”이라면서 “매우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며, 이건 경고가 아닌 위협”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각 외신은 트럼프의 어조가 강할수록 중동에서 미국 입지가 쪼그라들었다는 걸 시인하는 셈이라고 분석을 쏟아냈다. 가디언은 이날 대사관 습격을 “그 동안 2억 달러(약 2312억원)를 쓰고도 이라크에서 약해진 미국 모습을 누구나 확인할 수 있도록 보여준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는 트위터에서 “이라크 최고 지도자들이 우리 요청에 신속히 대응했다”며 감사를 표했지만 실상은 전혀 다르다. CNN 등에 따르면 시위대는 이라크 보안군의 묵인 덕분에 미군 안전구역인 ‘그린존’을 무사 통과해 대사관 외벽을 부술 수 있었다. 보안군은 시위대 습격 초기 대사관 벽에 화염병이 날아들 때도 거의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오후에야 최루탄으로 대응하던 미국 경비대와 성난 군중을 분리시켰다.
31일(현지시간) 시위대 습격 뒤 불에 그을리고 파손된 바그다드 주재 미 대사관 접견실 모습.
바그다드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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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이라크 정치권에 친미 세력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지난 30일 미군 F15 전투기가 카타이브 헤즈볼라 근거지 다섯 군데에 공습을 가했을 때도 이라크 정부는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이라크 시위대가 바그다드 미국 대사관 앞에 진을 치고 있다. 노란 깃발은 최근 미국의 공습을 받은 친이란계 무장단체 카타이브 헤즈볼라의 상징.
바그다드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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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 Military Provides Security for U.S. Embassy Compound in Baghdad in the Wake of Protests
31일(현지시간) 이라크 바그다드 주재 미 대사관 폭동에 대응하기 위해 투입된 미 육군 병사들이 방어진을 구축하고 있다.
바그다드 UPI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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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