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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격 늘리고 절반만… 英 이어 美도 변칙 접종 논란

간격 늘리고 절반만… 英 이어 美도 변칙 접종 논란

홍희경 기자
홍희경 기자
입력 2021-01-04 22:16
업데이트 2021-01-05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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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더나 용량 줄여도 백신 효과는 같아”
“일부 임상결과로 바꾸는 건 비과학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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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아스트라 1호 접종
英 아스트라 1호 접종 옥스퍼드대와 아스트라제네카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세계 첫 접종자인 브라이언 핑커(82)가 4일(현지시간) 오전 7시 30분 영국 옥스퍼드의 처칠 병원에서 샘 포스터 간호사에게 주사를 맞고 있다.
옥스퍼드 AP 연합뉴스
미국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자 수를 빠르게 늘리기 위해 권고 용량의 절반씩만 백신을 접종하는 방안을 제조사인 모더나와 협의 중이다. 2회차 접종 시기를 늦춰 더 많은 사람들에게 백신을 공급하겠다는 영국 정부 계획과 비슷한 맥락의 구상이다. 그러나 임상시험을 통해 정한 접종방식을 어기는 건 비과학적이며, 백신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고 뉴욕타임스(NYT)가 3일(현지시간) 전했다.

미국 백악관 백신 개발 프로그램인 ‘초고속 작전’의 최고책임자인 몬세프 슬라위 박사는 이날 CBS 인터뷰에서 “18~55세 성인을 대상으로 한 모더나 백신 임상시험에서 현재 접종량인 100㎍ 용량을 2회 접종받은 사람들과, 절반 용량인 50㎍씩을 2회 접종받은 사람들의 효과가 동일하다는 결과를 알고 있다”며 현재 100㎍씩 주입하는 모더나 백신 용량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슬라위 박사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모더나와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이며 실제 시행 여부는 FDA 결정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지난해 말까지 2000만명에 대한 백신 접종을 완료할 계획이었지만, 지난 2일까지 약 422만명만 1차 접종을 완료했을 뿐이다. 반면 미국의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3일 현재 35만 775명으로, 3주 만에 5만명이 폭증했다. 이날 영국은 3번째 대량 접종 시도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시작했지만, 이 백신을 2월 말부터 심사할 예정인 미국에선 당분간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 2종만 유통된다.

앞서 지난 주말 코로나 변이 진원지인 영국에서 1·2회차 접종 간격을 늘리고 백신 혼용을 허용한다고 했을 때, 미국의 보건 당국자들은 회의적인 반응이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UCSF)의 감염병 전문가인 필리스 티엔 박사는 “데이터 없이 2차 접종을 지연하는 건 오지로 들어가는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고,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도 “(접종 간격을 늘리는 데) 찬성하지 않으며, 지금까지 하던 대로 하겠다”고 일축했었다.

미국 전문가들은 이날 ‘절반 투약 임상이 있다’는 슬라위 박사의 언급을 주목하면서도 여전히 거부감을 드러냈다. 코넬대 백신 전문가인 존 무어 박사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더 많은 사람에게 백신을 제공하기 위한 해결책 모색이 시급하다”면서도 “(절반 용량 접종은) 절대적으로 필요하지 않다면 굳이 하고 싶은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2021-01-0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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