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 인정 않는 보우소나루… ‘폭풍전야’ 브라질

패배 인정 않는 보우소나루… ‘폭풍전야’ 브라질

이슬기 기자
입력 2022-11-01 18:12
업데이트 2022-11-01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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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불복 트럼프 길 따르나” 우려
지지자들 방화·도로차단 등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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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과의 대선 결선 투표에서 1.8% 포인트 차로 패배한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대선 이튿날인 31일(현지시간) 중부 고이아스주 플라나우치나 지역의 고속도로를 점거한 후 불을 질러 통행을 막고 있다. 플라나우치나 로이터 연합뉴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과의 대선 결선 투표에서 1.8% 포인트 차로 패배한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대선 이튿날인 31일(현지시간) 중부 고이아스주 플라나우치나 지역의 고속도로를 점거한 후 불을 질러 통행을 막고 있다.
플라나우치나 로이터 연합뉴스
브라질 대선 결선투표에서 패배한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선거 결과 발표 이틀째인 31일(현지시간)까지 승복 연설이 나오지 않자, 그가 롤모델로 삼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최측근인 파비우 파리아 통신장관은 1일까지도 공개적인 대선 패배를 인정하는 연설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측근인 리카르두 바로스 하원의원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아직 (승복 여부를) 고민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열대의 트럼프’로 불리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대선 결선투표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당선인에게 1.8% 포인트 차이로 석패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이런 태도는 가뜩이나 대선을 통해 극심한 분열 양상을 보인 브라질 민심을 악화시키고 있다. 선거 결과에 불만을 품은 보우소나루 지지자들이 도로에 불을 지르는 등 시위가 격화하고 있다. 브라질 중서부 마투그로수에서는 보우소나루 지지자로 추정되는 시위대가 고속도로 통행을 차단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브라질 유권자들에게 보우소나루의 침묵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며 이미 그가 부정선거 의혹 제기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고 짚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 7월 자국 주재 외교관들 앞에서 전자투표 시스템에 대한 불신을 제기하는 등 선거 불복을 시사해 왔다.

측근들은 지난주 브라질 북동부 지역 라디오 방송국들이 룰라의 선거 캠페인 광고를 수천건 더 방송했다며 ‘중대한 선거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WP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2020년 대선 결과에 불복해 재검표를 요구하고 소송까지 나섰던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전략을 똑같이 따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브라질의 정치 분석가인 마르코스 노브레는 “선거에서 공정하게 승리한 사람을 불법으로 몰아붙이는 이른바 ‘트럼프 모델’을 추종하고 있다”며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모든 면에서 룰라 당선인을 정치적으로 약화시키려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2022-11-02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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