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디, 힌두 민족주의 ‘발톱’

모디, 힌두 민족주의 ‘발톱’

입력 2014-08-20 00:00
수정 2014-08-20 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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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과의 외무차관 회의 일방 취소… 카슈미르 분리주의자와 접촉 이유 들어

파키스탄에 유화적 태도를 보이는 듯했던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힌두 민족주의자 본색을 강하게 드러냈다. 파키스탄이 인도 내 카슈미르 지역인 ‘잠무카슈미르’ 지도자를 만나려 한다며 다음주로 예정된 외무차관 회의를 일방적으로 취소했다. 양국 국경 분쟁이 다시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AFP통신은 18일(현지시간) 인도가 일주일 뒤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예정된 외무차관 회의를 취소한다고 파키스탄에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인도 외무부는 “파키스탄이 카슈미르 분리주의자들과 만나려는 움직임은 양국 관계를 개선하려는 노력을 갉아먹는 행위”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파키스탄 외무부는 “카슈미르 지도자를 만나는 것은 외무차관 회의와 별개로 오랫동안 추진해 온 것”이라면서 “좋은 이웃 관계를 유지하려는 파키스탄의 노력을 방해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힌두 민족주의자인 모디 총리는 지난 5월 취임식에 나와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를 초청했다. 영유권 분쟁으로 세 차례나 큰 전쟁을 치른 양국 관계가 개선되리라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달에는 공식 외무차관 회의를 8월 25일 열기로 결정하면서 화해 분위기가 고조됐다.

그러나 지난 12일 취임 후 처음으로 카슈미르를 방문한 모디는 “파키스탄이 카슈미르 분리주의자들을 추동해 인도와 대리전을 치르게 하고 있다”며 공격하고 나섰다. 이어 압둘 바시트 인도 주재 파키스탄 대사가 19일 카슈미르 지도자들을 만나 요구사항을 들어 보겠다고 하자 외무차관 회의를 전격 취소했다.

각각 힌두교와 이슬람교로 1947년 분리 독립한 인도와 파키스탄은 이 지역 영유권을 두고 수십년째 교전 중이다. 2008년 166명이 사망한 뭄바이 연쇄테러에 파키스탄 무장조직이 연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양국 관계는 급속도로 악화됐다.

모디 총리는 부정 선거 논란으로 퇴진 압박을 받는 샤리프 총리를 궁지에 몰아넣으며 영토분쟁에 힘으로 대응할 태세다. 파키스탄에서는 원내 제3당 의원이 전원 사퇴를 하는 등 반정부 시위가 거세지고 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2014-08-2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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