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머릿니 구충제’ 이버멕틴 코로나 치료제 사용승인…사재기 폭발

인니, ‘머릿니 구충제’ 이버멕틴 코로나 치료제 사용승인…사재기 폭발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21-07-15 20:01
업데이트 2021-07-15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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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식약청, 이버멕틴 등 8종 코로나 치료제 긴급사용승인

입소문에 이버멕틴 1000% 약값 올라
당국, 사재기에 이버멕틴 온라인 거래 중단
인니 식약청 “의사 감독 아래 투약해야”

英서 이버멕틴 효과 확인해 임상진행 중
매일 1000명 사망…전날 15만명↑ 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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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접종 대기 중인 인니인들
백신 접종 대기 중인 인니인들 7월 15일 인도네시아 반다아체에서 현지인을 대상으로 한 대량 백신 접종 중에 사람들이 시노백 백신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대유행 초기부터 코로나19 환자 수가 26만명에 이르면서 백신 접종 프로그램에 속도를 내고 있다. EPA 연합뉴스 2021-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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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의 코로나바이러스 질환자 급증
자카르타의 코로나바이러스 질환자 급증 2021년 7월 15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산소통을 들고 서서 무료로 보충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2021-07-15
인도네시아 식약청이 머릿니와 옴 등 몸의 기생충을 잡는데 쓰이는 구충제 이버멕틴 등 8종의 성분이 포함된 약을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치료에 쓰도록 긴급사용승인(EUA)을 내렸다. 사람들은 소문을 듣고 인터넷으로 이버멕틴을 사재기하거나 약국에 몰리면서 약값이 1000%나 치솟았다.

15일 안타라통신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식약청은 13일에 서명한 코로나 치료제 관련 회람을 이날 공개했다.

식약청은 이버멕틴, 렘데시비르, 파빌라비르, 오셀타미비르, 면역글로불린, 토실리주맙, 아지트로마이신, 덱사메타손(스테로이드계열 소염제) 등 8종의 성분이 들어있는 약을 코로나 치료에 쓰도록 긴급 사용승인했다.

이버멕틴은 1970년대에 개발된 구충제로 머릿니, 옴 같은 기생충 감염 치료에 널리 쓰이고 있는 값싼 약이다. 파빌라비르는 일본 보건 당국이 코로나19 치료제로 사용하고 있는 ‘아비간’의 성분이고, 오셀타미비르는 독감치료 성분으로 ‘타미플루’로 잘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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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코로나19 환자 급증으로 산소 부족에 직면한 인도네시아
새로운 코로나19 환자 급증으로 산소 부족에 직면한 인도네시아 인도네시아 근로자(오른쪽)가 7월 15일 인도네시아 보고르의 산소 주입소에서 산소 튜브를 기동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새로운 코로나19 환자 급증으로 산소 부족에 직면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대유행병이 시작된 이후 26만명 이상의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를 기록했다. EPA 연합뉴스 2021-07-15
식약청은 “임상시험 단계에 있는 약도 사용할 수 있도록 특별히 허용됐다”면서 “하지만 이버멕틴 등의 사용은 여전히 의사 감독하에 복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버멕틴은 임상시험에 참여 중인 8개 병원과 ‘동정적 사용승인계획’(EAP) 지침을 따르는 병원에서만 투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동정적 사용승인계획은 불치병, 말기 환자에게 적절한 치료제가 없을 때 의료당국이 시판 승인 전의 약을 사용하도록 해주는 제도를 뜻한다.

코로나 환자가 폭증하고 있는 인도네시아에서는 그동안 식약청의 긴급사용 승인 없이 ‘코로나에 효과가 있다’고 소문난 여러 약이 섞여서 사용됐다.

특히 약국에서 파는 구충제 이버멕틴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가격이 최대 1000%까지 올라 당국이 급히 온라인 거래를 중단시키고 약국 현장 점검을 다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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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 학교에서 대규모 백신 접종
자카르타 학교에서 대규모 백신 접종 7월 15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한 학교에서 학생들이 집단 백신 접종 중 방호 마스크를 쓴 채 줄을 서서 코로나바이러스 백신(COVID-19)을 투여받기를 기다리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2021-07-15
英옥스퍼드대, 소규모 시험으로
이버멕틴 코로나 치료 효과 확인

영국 옥스퍼드대가 소규모 시험을 통해 이버멕틴의 코로나 치료 효과를 확인했으며 본격적인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더 많은 자료를 확보할 때까지는 이버멕틴을 임상시험에만 사용해야 한다고 권고했으나 인도네시아 식약청은 긴급사용을 승인했다.

이는 인도네시아에 델타변이가 퍼지면서 하루 확진자가 6월 24일 2만명, 7월 6일 3만명, 7월 12일 4만명에 이어 전날 5만 4000명을 기록하는 등 질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망자 수 또한 이달 1040명을 기록한 뒤 매일 1000명 안팎을 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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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환자 급증에 천막 병동 설치한 인니 병원
코로나 환자 급증에 천막 병동 설치한 인니 병원 인도네시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비상인 가운데 15일(현지시간) 수도 자카르타 외곽 브카시의 한 국립병원이 병상 부족으로 응급실 밖에 설치한 천막 병동에서 의료진이 환자들을 돌보고 있다. 코로나19 하루 확진자 수가 연일 ‘세계 최다’를 이어가고 있는 인도네시아는 환자 폭증으로 의료인력과 시설 부족을 겪고 있다. 브카시 로이터 연합뉴스 2021-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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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하루 확진자 ‘세계 1위’ 기록 중인 인도네시아
코로나 하루 확진자 ‘세계 1위’ 기록 중인 인도네시아 인도네시아가 12∼17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 가운데 14일(현지시간) 자바섬 탕에랑의 한 학교에서 한 학생이 중국산 시노백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이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5만4천 명으로, 지난 12일부터 인도?브라질 등을 제치고 세계 1위를 기록 중이다. 코로나 하루 확진자 ‘세계 1위’ 기록 중인 인도네시아. 탕에랑 AP 연합뉴스 2021-07-15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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