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중국 직장인들…“설 선물이 파 몇단·위생타월”

우울한 중국 직장인들…“설 선물이 파 몇단·위생타월”

입력 2015-02-03 09:22
수정 2015-02-03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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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의 반부패 캠페인ㆍ불경기 겹쳐 명절 분위기 못 느껴

최근 고성장의 과실을 톡톡히 누렸던 중국 직장인들이 올해는 우울한 설 명절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지난 수십 년간 중국 직장인들에게 설 연휴는 직장생활 중 가장 즐거웠던 시기였다. 성장이 이어지면서 고용주들은 현금 보너스는 물론 설 선물로 선뜻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를 내놓았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 당국의 근검절약 캠페인과 경기 침체가 맞물리면서 직장인들은 명절의 분위기를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넷판이 2일 보도했다.

직장인들은 올해 파 몇 단이나 위생 타월 등을 받거나 다수는 아예 받지를 못하는 등 가장 초라한 명절을 보내야 하는 실정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지난 2002년 말 집권이후 강도높은 반(反)부패 캠페인을 전개하면서 많은 정부 부처와 국영기업은 잔뜩 움츠러든 상태다.

이들 부처와 기업은 음력 새해를 앞둔 행사도 통상적인 호화 연회 등을 취소하고는 구내식당 등에서 음주 등을 자제한 채 직원들과 조촐한 행사를 하는 것으로 대체했다.

구직 전문사이트인 자오핀닷컴(Zhaopin.com)이 사무직 1만명을 상대로 조사해 2일 내놓은 설문 결과에 따르면 민간 기업들도 사정은 다를 게 없다.

최근 수년간 직장인들은 선물로 상품권이나 고가의 식품류를 선물로 받았지만, 고용주들은 최근 불경기를 이유로 현금 보너스를 없애고 명절에 통상 직원들에게 주는 선물도 격을 낮추고 있다.

자오핏닷컴 조사에서 응답자의 60%는 올해 현금이든 다른 무엇이든 어떤 선물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나머지 40%도 단지 베이컨이나 양념류, 콘돔 1상자나 소량의 비아그라 등 가장 값싼 선물을 기대할 뿐이다.

이에 따라 중국판 트위터인 시나웨이보에는 직장인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한 직장인은 ‘사장이 좋아하는 식품’인 파 두 단을 받았을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으며, 다른 직장인은 위생 타월 1년치를 받았다며 아쉬워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런 중국 직장인들의 처지를 전하며 ‘성탄절 선물이 담긴 스타킹 안에 석탄 한 덩이가 들어 있는 셈’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중국 경제는 7.4% 성장에 그쳐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로 국제 제재를 받은 1990년 이래 성장이 가장 낮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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