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급성장은 외모지상주의 탓”…홍콩 언론의 비판

“K뷰티 급성장은 외모지상주의 탓”…홍콩 언론의 비판

이창구 기자
이창구 기자
입력 2017-12-25 17:56
수정 2017-12-25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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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5일 “한국이 자랑하는 K뷰티 산업은 외모지상주의의 부끄러운 민낯”이라고 주장했다. SCMP는 “한국 미용 산업을 뜻하는 K뷰티는 세계적인 유행어가 됐다”면서 “그러나 화장품 광고에 등장하는 티끌 하나 없는 한국 여성들의 피부 이면에는 여성의 미용을 극단적으로 상업화한 뷰티 산업이 자리잡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 미용산업 규모 세계 10위

한 시장 조사기관에 따르면 한국의 올해 미용 산업 규모는 130억 달러(약 14조원)로 세계 10위 규모이고, 스킨케어 화장품 수출만 하더라도 2020년까지 72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규모로 성장하는 데는 다양성을 허락하지 않는 획일적인 문화와 가부장적 사회, 심각한 여성차별, 케이팝 스타를 동원한 대대적인 선전이 자리잡고 있다는 게 SCMP의 지적이다.

SCMP는 “한국에서는 클린저, 토너, 시럼, 마스크, 모이스처 등 한 번에 10단계의 화장을 해야 피부를 보호할 수 있는 것으로 선전되고 있다”면서 “여성의 외모가 사회적 성공을 위한 기본 조건이라는 ‘뷰티 신화’가 여전히 작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SCMP는 또 “다른 아시아 국가와 달리 최근 한국에서 가장 강조되는 제품은 모이스처로, ‘촉촉한 피부’를 갖춰야만 미인으로 인정받는다”고 덧붙였다.

●“여성 지위 낮고 문화적 다양성 부족”

한국외국어대 교수인 미아클 허트는 SCMP에 “한국에서 미를 강조하는 것은 미에 대한 고전적인 철학이 있어서가 아니라 몸이 성공을 위한 첫 번째 자산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SCMP의 인터뷰에 응한 한 한국 여성은 “클라이언트를 만나기 전에는 상사로부터 ‘더 예쁘게 화장하라’는 지시를 받고 있다”고 말했으며, 다른 여성은 “화장을 하지 않으면 외출이 어렵다”고 밝혔다.

SCMP는 세계경제포럼(WEF)이 조사한 성 격차 지수 순위(낮을수록 성차별이 심각함을 나타냄)에서 한국은 144개 국가 가운데 118위에 그쳤다고 전했다. 이는 중국,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등 다른 아시아 국가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2017-12-26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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