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부측도 1만명 맞불 집회
한동안 소강 상태를 보이던 터키 반정부 시위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의 잇따른 강경 발언으로 다시 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스탄불 AFP·AP 연합뉴스

지지와 분노… 갈라진 터키 민심
7일(현지시간) 아프리카 순방을 마치고 터키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공항에 도착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 부부가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왼쪽). 비슷한 시간 수도 앙카라에서는 시민 수천명이 국기와 ‘터키의 아버지’ 케말 파샤의 초상화를 들고 에르도안 총리의 독재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오른쪽).
이스탄불 AFP·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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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공항 주위에는 에르도안 총리를 지지하는 시민 1만여명이 모여 첫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총리가 당수로 있는 정의개발당(AKP)을 지지하는 이들은 “신은 위대하다”라고 외치며 에르도안 총리를 옹호했다.
이들은 “(반정부 시위대가 점령한 이스탄불 탁심 광장으로) 우리를 보내 달라, 그들을 박살 내도록 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총리의 이 같은 태도는 11년 집권 기간 동안 그를 굳건히 지지해 온 보수 이슬람 계층 덕분이라는 것이 중동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들은 ‘개발 독재’ ‘인권탄압’ 논란과 관계없이 선거 때마다 이슬람근본주의를 추구하는 에르도안 총리와 AKP에 40%가 넘는 지지를 보내 왔다.
터키 국민 상당수는 총리가 최소한이나마 시위대의 여론을 수렴해 독선적 국정운영 방식을 바꿀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한 치의 양보도 없이 강경 입장으로 일관하면서 그의 독선적인 면모에 대한 대중적 반감 또한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주말 열리는 시위는 규모 면에서 최근 10년 만에 최대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6일 이스탄불 증시도 8% 이상 곤두박질쳤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2013-06-08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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