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에 염증’ 젊은층 대규모 시위…푸틴 유일 대항마 나발니도 연행
12일(현지시간) 옛 소련으로부터의 독립 선언을 기념한 ‘러시아의 날’을 맞아 러시아 전역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부의 부패를 비판하는 시위가 벌어져 1500여명이 연행됐다.![러시아의 날, 100개 도시서 “도둑! 푸틴”](https://img.seoul.co.kr/img/upload/2017/06/13/SSI_20170613182904_O2.jpg)
모스크바 EPA 연합뉴스
![러시아의 날, 100개 도시서 “도둑! 푸틴”](https://img.seoul.co.kr//img/upload/2017/06/13/SSI_20170613182904.jpg)
러시아의 날, 100개 도시서 “도둑! 푸틴”
러시아 경찰들이 12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츠베르스카야 거리에서 반정부 시위 참가자의 머리를 잡아 끌며 경찰서로 연행하고 있다. 러시아 전역에서 수만명이 참가한 이날 시위는 야권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 진보당 대표가 블라디미르 푸틴 정부의 부패를 고발하고 시민 저항을 촉구하면서 촉발됐다.
모스크바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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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시위는 나발니 대표가 푸틴 대통령의 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가 국내외에 고급 저택, 포도원, 요트 등을 보유하고 있다는 부정 축재 보고서를 공개하고 시민 저항을 촉구하면서 촉발됐다. 나발니 대표는 앞서 지난 3월 26일에도 같은 시위를 주도했고 당시 시위에서는 모스크바에서 1만여명이 참가해 1000명 이상이 경찰에 연행됐다. 나발니 대표는 이날 시위에 참석하기 전 자택에서 연행됐으나 참가자들은 그대로 시위를 진행했다. 모스크바 법원은 나발니에게 집회를 반복적으로 조직하고 집회 장소를 허가 없이 변경한 혐의 등으로 구류 30일을 선고했다.
변호사 출신인 나발니 대표는 유력 야권 지도자 보리스 넴초프가 2015년 피살당하면서 내년 3월 러시아 대선에서 푸틴에게 맞설 유일한 대항마로 간주된다. 그는 트위터를 비롯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젊은층의 지지를 얻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도시에선 집회를 사전에 금지했으며 일부 대학들은 시위 참가자들을 퇴학시키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한편 숀 스파이서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러시아가 평화 시위 가담자들을 체포한 것에 강력 항의한다”고 밝혔다. 이는 러시아 스캔들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트럼프 정부가 러시아와 거리를 두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2017-06-14 1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