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니아 도살자’ 22년 만에 단죄

‘보스니아 도살자’ 22년 만에 단죄

김민희 기자
입력 2017-11-22 22:48
수정 2017-11-23 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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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고전범재판소, 믈라디치 종신형 선고

‘보스니아의 도살자’ 라트코 믈라디치(75) 전 보스니아 세르비아계 군 사령관이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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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유엔 산하 국제 유고전범재판소(ICTY)에서 1992~95년 보스니아 내전 당시 집단학살 등의 혐의로 기소된 라트코 믈라디치 전 보스니아 세르비아계 군 사령관이 재판정에 들어서면서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우고 있다. 이날 믈라디치는 11개 혐의 중 10개가 인정돼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헤이그 EPA 연합뉴스
22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유엔 산하 국제 유고전범재판소(ICTY)에서 1992~95년 보스니아 내전 당시 집단학살 등의 혐의로 기소된 라트코 믈라디치 전 보스니아 세르비아계 군 사령관이 재판정에 들어서면서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우고 있다. 이날 믈라디치는 11개 혐의 중 10개가 인정돼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헤이그 EPA 연합뉴스
유엔 산하 국제 유고전범재판소(ICTY)는 믈라디치가 1992~95년 옛 유고연방 보스니아 내전 당시 집단학살과 인종청소 등을 자행한 혐의를 인정, 종신형을 선고했다고 AP통신이 22일 밝혔다. 믈라디치는 내전 당시 세르비아군의 잔학행위와 관련해 대량학살과 박해, 강제이주 등 11개의 혐의를 받았고 이 중 10개가 인정됐다. 특히 1995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동북부의 이슬람교도 마을 스레브레니차에서 8000명을 죽인 ‘스레브레니차 학살’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집단학살로 기록된다. 재판부는 믈라디치가 “인류에 대한 가장 극악무도한 범죄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내전 당시인 1994년 보스니아의 수도 사라예보에서 찍힌 그의 모습. 헤이그 AFP 연합뉴스
내전 당시인 1994년 보스니아의 수도 사라예보에서 찍힌 그의 모습.
헤이그 AFP 연합뉴스
●내전 중 대량학살 등 11개 혐의

믈라디치는 이날 재판 도중 소란을 피워 재판정 밖으로 끌려나가기도 했다. 변호인이 믈라디치의 고혈압이 치명적인 상태라며 휴정을 요청했지만 이를 거부하자 “저들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고함을 질렀다고 AP는 전했다.

믈라디치는 1995년 ICTY에 처음 기소됐으나 16년간 도피생활을 하다가 2011년 세르비아 당국에 체포됐으며 이후 헤이그에 있는 ICTY로 넘겨져 5년 넘게 재판을 받았다. 검찰은 지난해 믈라디치에 대해 종신 징역형을 구형했다. 이에 맞서 믈라디치의 변호인은 검찰이 믈라디치의 유죄를 입증하지 못했고 믈라디치는 ‘상징적 희생양’이라며 무죄를 주장해왔다. 이날 유엔은 믈라디치를 “악의 완벽한 전형”이라고 비난하며 판결에 대해 “정의가 승리한 날”이라며 환영했다.

●16년간 도피… 5년 넘게 재판

그러나 지난해 40년형을 선고받은 믈라디치의 정치적 스승인 전 보스니아 세르비아계 지도자 라도반 카라지치(72)도 항소한 상태여서 믈라디치 역시 항소할 가능성이 높다. 이들과 더불어 보스니아 내전 3대 도살자 중 한 명인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 세르비아 및 신유고연방 대통령은 2000년 체포돼 네덜란드 헤이그 구치소에서 ICTY 재판을 받던 중 2006년 심장마비로 자연사했다.

보스니아 내전은 냉전 이후 유고연방이 해체되는 과정에서 보스니아계(이슬람교)·크로아티아계(가톨릭)와 세르비아계(세르비아 정교) 간 갈등에서 비롯된 것으로, 20만명 이상의 희생자와 230만명의 난민이 발생했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2017-11-23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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