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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7년 2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농업 박람회 도중 병아리 한 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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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가 내년 말까지 고기로도 쓰임새가 없고, 알을 낳지도 못한다는 이유로 수컷 병아리들을 잔인하게 죽이는 행동을 금지하기로 했다고 영국 BBC가 29일(현지시간) 전했다. 디디에 기욤 프랑스 농업부 장관은 이날 파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부화하기 전에 배아 단계에서 성별을 파악하는 방법이 곧 개발될 것으로 희망한다”며 “내년 말부터는 전에 했던 끔찍한 일들이 하나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 많은 연구자들이 배아 단계의 병아리 성별을 감별하기 위해 일해왔지만 아직은 산업적 규모에서 이런 일이 가능하게 하는 해결책이 나와 있지 않은 상태다.
프랑스 정부가 이렇게 수컷 병아리를 죽이는 관행을 불법으로 규정해 처벌하게 되면 동물복지 분야에 선도적인 나라 가운데 하나가 된다. 이미 스위스는 올해 초부터 실행에 들어갔으며, 독일 대법원은 대안이 마련될 때까지만 이런 관행을 잠정 허용하는 판결을 내렸다. 프랑스와 독일은 지난해 이 잔인한 짓을 끝내는 데 함께 힘을 모으기로 했다.
기욤 장관은 또 이날 회견을 통해 새끼돼지를 마취시키지도 않고 거세하는 관행도 2021년 말부터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거세는 돼지의 잡내를 없애기 위해 행해진다. 이미 여러 나라에서는 마취를 의무화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많은 동물권 옹호 활동가들은 프랑스의 정책 변화를 환영했지만 아직은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동물의 윤리적 대우를 바라는 사람들(PETA)의 캠페인을 이끄는 아니사 푸투아는 “올바른 방향으로의 일보이지만 여전히 부족하다”고 단언했다. 프랑스의 동물보호단체 L214는 AFP 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번 조치가 “그다지 야심차지도 않고 아주 기본적인 문제들도 간과했다”며 “도살의 조건들에 대해서나 어떻게 밀집된 사육 환경을 바꿀 것인지에 대해서도 제시된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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