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만에 獨 튀링겐주 총리 말 바꿔 “물러나지 않겠다”

하룻만에 獨 튀링겐주 총리 말 바꿔 “물러나지 않겠다”

임병선 기자
입력 2020-02-08 07:36
수정 2020-02-08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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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만 일하고도 보수로 1억 2100만원 챙긴다는 의혹

독일 자유민주당 소속으로 튀링겐주 총리에 선출된 토마스 켐메리히가 7일(현지시간) 에르푸르트의 연방의회에서 열린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에르푸르트 로이터 연합뉴스
독일 자유민주당 소속으로 튀링겐주 총리에 선출된 토마스 켐메리히가 7일(현지시간) 에르푸르트의 연방의회에서 열린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에르푸르트 로이터 연합뉴스
 독일 튀링겐주(州) 총리로 선출돼 단 하루 만에 사퇴하겠다고 발표했던 자유민주당 소속 토마스 켐메리히가 말을 뒤집고 잠시 총리 직에 머무르겠다고 했다.

 극우 성향으로 친나치 정당으로 독일 연방정부 연립정부에 참여하는 정당들이 협력을 기피하는 ‘독일을 위한 대안’(AfD)가 뜻밖에 몰표를 던져 그가 주 총리로 뽑히면서 엄청난 파장을 낳았다. 튀링겐주는 1930년 나치가 처음으로 지방정부 구성에 참여한 곳이어서 90년 만에 나치의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는 정치적 후폭풍을 낳았다.

 켐메리히는 변호사들의 자문을 들은 결과 주정부의 효율성을 보장하기 위해 잠시 총리 직을 수행하는 것으로 마음을 바꿨다고 밝혀 또다른 파문을 일으켰다. 그는 아울러 영국 BBC가 보도한 하루만 총리 직을 수행해도 챙길 수 있는 9만 3000 유로(약 1억 2100만원)를 받지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자유민주당은 일단 받고 기부하겠다고 설명했다.

애초 이번 총리 선출 투표는 독일 연방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좌파당과 사회민주당, 녹색당이 내세운 후보가 승리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AfD가 친(親)기업 성향으로 소수당인 자유민주당 소속인 켐메리히에게 몰표를 던지는 바람에 한 표 차로 총리에 선출됐다. 자민당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5%를 득표해 간신히 주의회 진출 기준을 통과했다. AfD가 총리 선출을 사실상 좌지우지했다는 말들이 나왔다. 이 과정에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소속된 기독민주당 역시 켐메리히를 지원해 책임론이 대두됐다.

 선거 직후 자유민주당은 AfD와 사전에 협의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기독민주당 등이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데 협력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기독민주당과 기독사회당, 사회민주당 등 연방정부에서 대연정을 구성 중인 세 당은 모두 주의회 해산 및 조기 선거를 요구했다.

 사회민주당은 켐메리히를 지지한 기독민주당을 비판하면서 이번 사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대연정이 유지될 수 없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메르켈 총리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며 “결과가 바뀌어야 한다”고 사실상 조기 선거를 요구했다. 독일의 기성 정당들은 2017년 9월 총선 결과 연방의회에 진입한 AfD를 신나치 정당이라고 비판하면서 협력을 거부해왔다. 베를린과 프랑크푸르트 등 주요 도시에서는 시민들이 기성 정당들을 비판하며 조기 선거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80년 전 국가사회주의독일노동자당 소속의 빌헬름 프리크가 튀링겐주 내무교육부 장관을 맡았다. 그는 경찰관들을 나치로 교체해 나가고 자유로운 사상 교육을 막는 등 전형적인 나치즘의 모습을 보였다. 2년 뒤 총선에서 국가사회주의독일노동자당은 제1당으로 부상했고, 이듬해에 아돌프 히틀러가 총리 직에 올라서며 나치 시대가 본격적으로 막을 올렸다.

 역사학자 미카엘 빌트 훔볼트대 교수는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 인터뷰를 통해 “역사는 똑같이 반복되지는 않고 2020년의 독일은 1932년의 독일이 아니다”면서도 “우리는 과거로부터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독일편집네트워크(RND) 뉴스집단은 튀링겐주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그가 단 하루 임기를 채우고도 막대한 돈을 챙길 것이라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주 총리의 한달 급여는 1만 6617 유로로 책정돼 있고 주 법에 따르면 하루만 일해도 한달 치를 지급하게 돼 있다. 수당은 766 유로로 책정돼 있는데 기혼이라 가족수당 153 유로까지 더해 1만 7537 유로가 된다.

 더불어 총리 직을 물러나면 6개월 동안 직종전환 수당을 챙긴다. 첫 3개월은 전액을, 나중 3개월은 반액이다. 직종 전환 수당만 7만 5468 유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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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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