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에 넣어도 안 아플 만큼 귀여운 딸 파피는 아빠 줄리안 베일리스가 지금도 아프리카에 있는 줄 알고 있다. 아빠가 선의의 거짓말(white lie)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의 환경단체 회원인 아빠는 아프리카 곳곳을 누비고 돌아왔는데 확진자로 판정됐다고 BBC가 26일 전했다. 에티오피아에서 코로나19 감염자와 접촉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북웨일스의 집에 들어가지 않고 길 건너 300m 떨어진 곳에 캠핑카를 세워두고 그곳에서 먹고 자고 지내며 자가 격리에 들어간 것이다. 캠핑카 주변에 화덕도 만들고 화장실도 만들었다. 점심 때는 어머니가 수프 같은 것을 만들어 담 위에 올려주면 가져다 먹는다. 최대한 접촉하지 않기 위해서다.
벌써 일주일 정도 지났다. 다른 것은 힘들지 않지만 딸아이가 너무 보고 싶은 것이 힘들다고 딸바보 아빠는 말했다. 해서 딸이 보고 싶을 때는 화상 통화를 하고 몰래 드론을 띄워 딸과 가족이 어떻게 지내는지 훔쳐(?)본다. 이제 며칠만 더 견디면 된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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