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처음으로 푸틴 ‘전범’ 지목
국제형사재판소 조사 착수... 미국도 지원 모색
“푸틴 크렘린에 있는 한 재판 회부 불가능”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 AP 연합뉴스
바이든 “푸틴은 전범”AP통신에 따르면 바이든은 16일(현지시간) 백악관 행사를 끝낸 뒤 취재진에게 “나는 그(푸틴)가 전범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바이든은 그간 푸틴을 비판하면서도 전범이라는 표현은 피했다. 하지만 이날 연설에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남동부) 마리우폴의 가장 큰 병원에서 수백명의 의사와 환자를 인질로 잡고 있다”고 규탄하는 등 민간인과 민간 시설에 대한 무차별적인 공격에 강경한 태도로 돌아선 것으로 풀이된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바이든이 “진심으로 말한 것”이라면서 푸틴을 전범으로 지정하는 문제에 대해 국무부에서 법적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즉각 격앙된 반응을 내놨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폭탄으로 전 세계 수십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국가원수(바이든)가 한 말은 용납할 수 없고 용서할 수도 없다”고 반박했다.

마리우폴 로이터 연합뉴스

포격 당한 마리우폴 극장
미국 위성업체 맥사 테크놀로지가 지난 14일(현지시간) 촬영해 공개한 마리우폴 시내의 한 극장에 건물 앞뒤로 ‘어린이들’(дети)이라는 흰색 글자가 새겨져 있다. 민간인 수백명에서 1000여명이 대피한 것으로 알려진 극장은 16일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폐허가 됐으며 사상자 규모는 파악되지 않았다. 2022.3.17
마리우폴 로이터 연합뉴스
마리우폴 로이터 연합뉴스
국제형사재판소 검사장 “누구도 면책받지 못해”국제형사재판소(ICC)는 39개 회원국의 승인을 받아 러시아의 전쟁범죄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 ICC는 2002년 제정된 ‘로마규정’에 따라 전쟁범죄를 저지른 개인을 조사하고 기소, 처벌한다. 이날 우크라이나에 도착한 카림 칸 ICC 검사장은 외신 인터뷰와 성명에서 “전쟁 범죄가 있었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면서 “정규군과 민병대, 자위대 등 누구도 면책받지 않으며 아동 대상 범죄는 무관용”이라고 강조했다.


1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러시아명 키예프) 외곽 소도시 이르핀 주민들이 도시 밖으로 대피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보름째인 이날 러시아군에 포위된 마리우폴과 이르핀 등에서는 인도주의 통로가 열려 민간인의 대피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2022.3.11 AFP연합뉴스
그러나 ICC가 푸틴과 측근, 군 고위 관계자 등을 전범으로 기소하더라도 재판에 넘겨질 가능성은 작다. 러시아는 2016년 ICC를 탈퇴해 회원국이 아니며 ICC는 회원국 밖에서 체포영장을 집행할 강제력이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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