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 ‘난징대학살’ 언급에 日우익 난타

하루키 ‘난징대학살’ 언급에 日우익 난타

이석우 기자
입력 2017-03-07 22:42
수정 2017-03-08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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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기사단장 죽이기’ 주인공 “일본군, 中 10만~40만명 살해”

국수적 인사·누리꾼 공격 나서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여성팬이 일본 도쿄의 한 서점에서 하루키의 신간 장편소설 ‘기사단장 죽이기’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도쿄 교도 연합뉴스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여성팬이 일본 도쿄의 한 서점에서 하루키의 신간 장편소설 ‘기사단장 죽이기’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도쿄 교도 연합뉴스
일본의 인기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신작 소설 ‘기사단장(騎士團長) 죽이기’에서 난징대학살을 언급했다가 우익으로부터 집단 공격을 받고 있다.

하루키는 소설 속 주인공이 다른 등장인물과 나누는 대화 도중 난징대학살과 관련, “일본군이 항복한 병사와 시민까지 포함해 10만~40만명을 죽였다”는 표현을 담았다. 소설 속에 이런 내용이 알려지자 7일 일본의 일부 누리꾼들은 블로그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40만명이라니 중국의 주장보다도 10만명이 많다”, “하루키는 근거를 명확히 대라”, “그렇게까지 노벨상을 타고 싶은가”, “중국을 좋아하는 작가가 쓴 자학사관이다”라는 등 비난의 글을 올렸다.

‘재일특권을 용납하지 않는 시민 모임’(在特會) 전직 회장으로 최근 혐한 정당을 만든 사쿠라이 마코토 등 국수주의 인사도 공개 석상에서 하루키를 비판했다.

하루키의 신작 소설에서 주인공은 “일본군이 전투 끝에 난징 시내를 점거해 대량의 살인이 일어났다. 전투와 관련된 살인도 있었지만 전투가 끝난 뒤의 살인도 있었다”며 “일본군은 포로를 관리할 여유가 없어서 항복한 병사와 시민 대부분을 살해하고 말았다”고 묘사했다.

주인공은 또 “역사학자마다 다르긴 하지만 엄청나게 많은 수의 시민이 전투에서 죽었다는 것은 지울 수 없는 사실”이라며 “중국인 사망자가 40만명이라고도 하고 10만명이라고도 하는데 그 차이가 큰 이유는 도대체 어디에 있는가”라고 되물었다.

하루키는 여러 차례 일본이 과거사를 인정하고 사죄해야 한다는 소신을 밝혀 왔다. 그는 지난 2015년 교도통신과의 인터뷰 등에서 “사죄는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라며 “과거 일본의 침략 사실을 인정하고 상대국이 됐다고 할 때까지 사죄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2017-03-08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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