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가 3248만원짜리 ‘미얀마의 우쿨렐레’

세계 최고가 3248만원짜리 ‘미얀마의 우쿨렐레’

홍희경 기자
홍희경 기자
입력 2021-10-19 20:44
업데이트 2021-10-20 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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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 체포령에 도피한 록 밴드 멤버 악기
경매 관계자·낙찰자 모두 反군부 인사
임시정부에 전액 기부 “저항 명맥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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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의 인기 가수 차 파욱이 자신이 디자인한 우쿨렐레를 들고 있다. 트위터 캡처
미얀마의 인기 가수 차 파욱이 자신이 디자인한 우쿨렐레를 들고 있다.
트위터 캡처
미얀마 군부를 피해 도피 중인 록 밴드 멤버의 우쿨렐레가 온라인 경매에서 2만 7500달러(약 3248만원)에 팔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우쿨렐레에 등극했다고 현지 매체 이라와디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수익금은 반군부 민주진영 임시정부인 국민통합정부(NUG)에 전액 기부한다.

미얀마의 인기 록 밴드 빅 백의 리드싱어 차 파욱이 디자인한 우쿨렐레가 온라인 경매에 나온 건 지난 16일이다.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다 지난 4월 발부된 체포영장 집행을 피해 도망 중인 차 파욱의 악기는 처음에 1000달러(약 118만원) 가격표를 달고 경매에 등장했는데, 하루를 넘겨 다음날 밤까지 이어진 입찰 결과 시작가의 27배가 넘는 가격에 최종 낙찰됐다. 결국 1930년대 생산된 ‘엘리자 우쿨렐레’가 2007년 이베이에서 세웠던 우쿨렐레 최고가인 2만 6000달러를 넘긴 것이다.

이라와디는 차 파욱뿐 아니라 경매 관련자들이 모두 반군부 민주진영 관련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경매를 주관한 반 셀 로는 미얀마의 유명한 반체제 작가다. 우쿨렐레를 낙찰받은 인물에 대해 반 셀 로는 “신원을 밝힐 수는 없지만 해외에서 활동하는 미얀마인”이라고 밝혔다.

이번 우쿨렐레 경매로 지난 2월에 있었던 군부 쿠데타 이후 8개월이 지난 지금도 저항의 명맥이 끊기지 않았음이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차 파욱은 최근 이라와디와의 인터뷰에서 “체포영장을 발부해 생각을 말하지 못하게 하고, 무대에서 노래하지 못하게 하더라도 상관없다. 우리 목소리를 낼 플랫폼을 찾는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라고 했다. 실제 NUG는 경매뿐 아니라 인터넷 복권 발행, 기금 마련 행사를 이어 가며 미얀마 시민들이 참여할 방안들을 모색해 가고 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2021-10-2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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