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차라리 로또로 뽑는게 어때?

대통령, 차라리 로또로 뽑는게 어때?

입력 2010-09-29 00:00
수정 2010-09-29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홍콩 중문대 왕사오광 교수 ‘민주사강’ 출간

정당에 대한 불신 증가, 투표율 저하 등은 오늘날 민주주의의 위기 징후로 꼽히는 것들이다. 어떤 탈출구가 있을까. 여기 대담한 제안이 있다. 민주주의(Democracy) 대신 ‘대표표본주의’(Demarchy), ‘주사위주의’(Klerostocracy) 혹은 ‘로또주의’(Lottocracy)는 어떨까. 대표자를 뽑는 선거 따윈 집어치우고 국민들 가운데 임의로 선정한 대표표본에게 통치권을 위임하거나, 그것도 아니면 주사위나 로또로 통치자를 뽑아보자는 것이다. 평소 하는 행태로 봐서는 그다지 나를 대표해주는 것 같지도 않은 후보나 정당을 고르느라 골머리 썩일 필요도 없고, 후보자 시절을 까맣게 잊은 당선자들의 행태를 보고 열 받을 일도 없으니 말이다.

이미지 확대
막가자는 얘기인가. 그렇지 않다. 책 ‘민주사강’(김갑수 옮김, 에버리치홀딩스 펴냄)을 통해 왕사오광 홍콩 중문대 교수가 진지하게 내놓은 제안이다. 왕 교수는 미국 코넬대에서 정치학 석·박사 학위를 받고, 예일대 정치학과에서 10년간 교수 생활을 한 정치학자다. 눈여겨볼 대목은 그가 책 전반에 걸쳐 미국식 민주주의에 비판적인 로버트 달 예일대 교수의 주장을 수차례 인용한다는 점이다. 중국 학자의 ‘중국 옹호+미국 때리기’ 측면이 엿보이기는 하지만 민주주의 근본개념을 파고 드는 급진적 문제 제기만큼은 관심을 기울일 만하다.

먼저, 왜 선거 대신 추첨인가. 왕 교수는 아테네 민주정은 계급제 때문에 불완전했고, 현대 민주주의는 보통선거권 덕분에 좀 더 완전해졌다는 상식을 뒤엎는다. 민주주의는 민중(Demos)의 직접 지배(Cracy)를 뜻한다. 여기서는 ‘지배하는 자가 지배 받는다.’는 동일성 원칙이 가장 중요하다.

누구나 선거에 나올 수는 있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 근사한 학위가 있거나, 줄 잘 대서 공천 잘 따내거나, 돈이 많거나, TV에 얼굴을 자주 디밀었던 사람이 아닌 이상 출마 자체도 어려울뿐더러 당선은 더 어렵다. 그러나 추첨을 하면 못난 사람, 조금 덜 배운 사람 등 모든 사람에게 공평한 기회가 돌아간다.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추첨으로 선출직 공직자를 뽑는 아테네 민주정이 더 민주적이다. 비록 노예와 여성을 제외했다고는 하지만, 현대 민주주의의 선거제도 역시 이미 돈과 명성 등의 기준으로 수많은 예비후보자들을 탈락시킨 상태에서 치러지기 때문이다. 그럴 바에야 참가자들에게 공평한 기회를 주는 추첨제가 낫다는 주장이다.

한발 더 나아가 왕 교수는 ‘추첨은 민주정에, 선거는 귀족정에 더 잘 어울린다는 사실을 계몽사상가들은 다 알고 있었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이런 논의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왕 교수는 그 원인을 민주정의 공포에서 찾는다. 당시 지식인들의 가장 큰 두려움은 머릿수가 많은 노동자·농민층이 의회를 장악해 혁명적 법안을 통과시키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들의 정치참여 욕구를 적당히 받아들이면서 순치하기 위해 만든 제도가 바로 오늘날 현대인이 소중히 여기는 ‘자유’ 민주주의, ‘간접’ 민주주의, ‘헌정’ 민주주의, ‘대의’ 민주주의, ‘선거’ 민주주의, ‘다원’ 민주주의라는 게 왕 교수의 진단이다.

예컨대 미국은 영국 왕이 싫어 독립전쟁을 치렀으면서도 ‘의회에 맞설 수 있되 세습하지는 않는 왕’을 대통령이란 이름으로 만들었고, 귀족도 없으면서 각 주(州) 간 균형이라는 명분으로 상원을 만들고, 헌정주의란 이름 아래 입법부가 만든 법률을 위헌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사법부에 부여했다. 한마디로 하원의 입법권을 무력화하기 위한 안전장치다.

따라서 왕 교수는 현대 민주주의를 ‘거세된’ 민주주의, ‘순한 양으로 길들여진’ 민주주의라 부른다. 왕 교수의 결론은 중국이 민주주의를 하려면 미국식 민주주의 말고 좀 더 노동자·농민의 이익에 걸맞은 방식의 민주주의를 찾아야 한다는 데 도달한다.

문제는 ‘방식’이다. 대표표본주의, 주사위주의, 로또주의가 정말 가능할까. 반사적으로 현실성이니 전문성이니 하는 반론이 튀어 나온다.

왕 교수는 반문한다. 사람의 목숨을 다루기에 가장 엄밀해야 한다는 법원의 재판에서도 이미 이런 요소들이 배심제라는 이름으로 도입됐거나, 도입되고 있지 않으냐고. 시민의 상식, 그게 바로 민주주의 기반 아니더냐고.

박춘선 서울시의원, 우리 동네 ‘누구나 걷기 편한 명품 공원길’ 완성

‘강동엄마’ 박춘선 서울시의원(강동3, 국민의힘)이 지난 9일 문현섭 구의원(강동구, 국민의힘), 강동구 푸른도시과와 함께 강동구 상일동 일대에 위치한 명일근린공원을 찾아 무장애 데크길 조성사업의 완료 현장을 점검하고 지역 주민들과 함께 완공을 축하했다. 본 사업은 서울시 2024년 본예산 8억원이 편성되어 추진된 것으로, 공원 내 493m(폭 1.5m~1.8m) 구간에 데크길을 설치하고, 흙먼지털이기 1개소 교체, 수목식재 및 경관조명 설치 등이 포함된 정비사업이다. 2024년 10월 공사 발주 및 계약을 거쳐 11월 착공에 들어갔으며, 올해 6월 27일 공사가 최종 마무리됐다. 특히 데크길 설치를 통해 수목이 자라는 녹지공간을 보호하고 이동약자·휠체어·유모차·어르신 등 공원을 찾는 모든 사용자가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조성한 것이 특징이다. 박 의원은 “강동구 상일동에 위치한 명일근린공원은 지역 주민들이 일상 속에서 여가와 휴식을 즐기는 중요한 생활공간”이라며 “누구나 제약 없이 이용할 수 있는 무장애 공원길이 완성된 것은 주민들의 건강증진 및 여가복지의 질을 높이는 큰 성과”라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박 의원이 서울시 예산 확보
thumbnail - 박춘선 서울시의원, 우리 동네 ‘누구나 걷기 편한 명품 공원길’ 완성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2010-09-29 24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민생회복 소비쿠폰'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 총 13조원 규모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지급하기로 하자 이를 둘러싸고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경기에 활기가 돌 것을 기대하는 의견이 있는 반면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소비쿠폰 거부운동’을 주장하는 이미지가 확산되기도 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경기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