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인들의 서재를 엿보다

지식인들의 서재를 엿보다

입력 2011-05-14 00:00
업데이트 2011-05-14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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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인의 서재’ 출간

우리 시대 지식인들의 서재에는 어떤 책들이 꽂혀 있을까.

방송작가 한정원 씨가 쓴 ‘지식인의 서재’(행성:B잎새 펴냄)는 각 분야의 명사 열다섯 명의 서재를 방문하고 쓴 책이다.

자신의 서재를 기꺼이 공개하고 책과 인생 이야기를 들려준 사람들은 조국 서울대 교수,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 시인 김용택, 한복 디자이너 이효재, 사진작가 배병우, 건축가 승효상, 영화감독 장진 등 다양한 분야를 망라하고 있다.

”서재는 나의 성(城)”이라고 말하는 조국 교수는 5년에 한번씩 서재의 책들을 과감히 정리한다고 한다.

”흐르는 물은 썩는 법이 없다. 그는 그의 철학과 사상을 책의 저자인 상대방과 끊임없이 교류하고 정화하며 세상 밖으로 흘려보낸다. 자신의 작은 움직임으로 세상이 조금이라도 바뀌기를 기대하면서 말이다.”(15쪽)

섬진강 시인 김용택의 시골집에 있는 두어 평 남짓의 서재에는 추억이 담긴 옛 책들이 가득하다.

스승의날 5학년 제자들이 모아서 준 6천원으로 산 천관우의 ‘한국사의 재발견’, 깡촌까지 찾아온 월부 책장수의 정성이 갸륵해서 산 ‘도스토예프스키 전집’, 1980년대를 풍미했던 많은 시집까지 지금의 시인을 있게 한 많은 책들이 고스란히 모셔져 있다.

”책을 읽는다는 건 밥을 먹는 것과 같고 숨 쉬는 것과 같고 바람 같고 햇살 같은 거야. (중략) 나는 서재에 있으면 전 세계를, 우주를 다 돌아다니는 거야. 시인은 행복해. 새로운 세계를 창조할 수 있거든.”(97쪽)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의 서재에는 자칭 ‘기록과 정리의 대가’답게 10㎝가 족히 넘는 두터운 파일들이 빼곡히 꽂혀있다.

하루가 멀다하고 헌책방을 뒤졌던 그는 국회속기록 원본을 한쪽 벽을 다 채울 만큼 사기도 하는 등 자료가 될 만한 책들은 무조건 사들였다.

그는 “제가 고생해서 모은 자료들이 대한민국을 바꾸는 데 어마어마한 기여가 됐다”고 자부하며 “참여연대에 있을 때도, 부패방지법을 만들 때도 엄청난 참고가 됐다”고 말한다.

저마다의 특징을 지닌 서재와 그 속에 꽂힌 책들을 통해 명사들의 삶과 생각도 엿볼 수 있다.

각자 추천한 열권 안팎의 도서 목록들도 인터뷰 말미에 함께 수록됐다.

432쪽. 1만7천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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