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제국’ 금관가야 왕궁 찾았나

‘잊혀진 제국’ 금관가야 왕궁 찾았나

정서린 기자
정서린 기자
입력 2017-11-21 22:30
수정 2017-11-21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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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궁 추정 김해 봉황동 유적

지름 10m 넘는 대형건물지 7기
의례용 토기 등 유물 수백점 발견
“수장층 묻힌 대성동 토기와 흡사”


문재인 정부가 가야사 복원을 국정과제에 포함시킨 가운데 금관가야(기원 전후부터 532년까지 경남 김해 지역을 중심으로 발전한 나라)의 왕궁으로 추정되는 김해 봉황동 유적에서 대형 건물터와 토기들이 출토돼 주목된다.
경남 김해 봉황동 유적에서 출토된 화로형 토기 조각(사진 위)에 새겨진 무늬가 금관가야 수장층 고분군으로 알려진 김해 대성동 유적에서 나온 화로형 토기(아래)와 비슷하다. 문화재청 제공
경남 김해 봉황동 유적에서 출토된 화로형 토기 조각(사진 위)에 새겨진 무늬가 금관가야 수장층 고분군으로 알려진 김해 대성동 유적에서 나온 화로형 토기(아래)와 비슷하다.
문화재청 제공
문화재청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지난 3월부터 김해 봉황동 유적 북동쪽 지역에서 발굴조사를 진행한 결과 4세기 후반~5세기 초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 대형 건물지 7기와 토기 수백 점을 발견했다고 21일 밝혔다.

연구소 측은 이번 조사에서 유적의 지표면에서 4.5m 아래까지 파고들어가 시대별 문화층을 처음 확인했다. 민무늬토기가 나온 원삼국 시대(기원전 1~기원후 4세기)부터 건물터와 불을 사용한 흔적이 있는 시설이 출토된 가야시대, 통일신라 시대, 조선시대 문화층이 켜켜이 쌓여 있었다. 가야 문화층에서는 지름 10m를 넘는 대형 건물지 7기가 한꺼번에 발견됐다. 이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3호 건물지(장축 15m)는 외곽에 둥글게 벽을 두르고 벽 사이에 기둥을 세운 형태로, 기둥을 박았던 자리가 비교적 잘 남아 있다.

강동석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연구관은 “큰 규모의 건물지들이 무리를 이룬 모습이라 그간 봉황동 유적 일대에서 발견된 일반 생활 유적과는 차별화된 공간으로 쓰였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건물터뿐 아니라 함께 나온 의례용 토기들은 가야 유력 계층의 흔적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봉황동 유적에서 나온 화로형 토기, 통형기대(筒形器臺·긴 원통을 세운 그릇받침), 각배(角杯·뿔 모양 잔), 토우 등은 의례에 쓰인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화로형 토기는 금관가야의 수장층이 묻힌 것으로 알려진 김해 대성동 고분군에서 나온 토기와 문양이 매우 흡사하다. 통형기대에 둘러진 띠에 새겨진 둥근 고리무늬, 물결무늬, 엇갈리게 뚫은 사각형 구멍 등은 지금까지 발견되지 않은 독특한 형태다. 기마인물형토기에 달린 것과 비슷한 각배와 토우도 출토됐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2017-11-22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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