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난 당한 ‘권도 동계문집 목판’ 134점 제자리로

도난 당한 ‘권도 동계문집 목판’ 134점 제자리로

이순녀 기자
이순녀 기자
입력 2020-02-05 23:50
수정 2020-02-06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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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문신의 시문… 기록문화 가치 높아

종중에 반환했지만 1점은 행방 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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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이 5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개최한 ‘권도 동계문집 목판’ 반환식에서 참석자들이 목판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문화재청이 5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개최한 ‘권도 동계문집 목판’ 반환식에서 참석자들이 목판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도난 문화재인 ‘권도 동계문집 목판’이 3년 8개월 만에 종중 품으로 다시 돌아왔다. 문화재청은 경남 산청군 안동권씨 종중이 책판 창고인 장판각에 보관해오다 2016년 6월 도난당한 목판 134점을 최근 회수해 5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반환했다.
문화재청 관계자가 회수한 권도 동계문집 목판을 살펴보고 있다. 문화재청 제공
문화재청 관계자가 회수한 권도 동계문집 목판을 살펴보고 있다. 문화재청 제공
1983년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233호로 지정된 ‘권도 동계문집 목판’은 조선 인조시대 문신인 동계 권도(權濤·1575∼1644)의 시문을 모아 후손들이 순조 9년(1809년)에 간행한 책판이다. 전체 8권 4책으로, 조선시대 양반생활과 향촌사회 모습 등 다양한 글들이 실려 있어 기록문화의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인조반정 공신인 권도는 1623년 승정원 주서로 나간 이후 홍문관, 성균관, 사헌부 등에서 근무했고, 65세 때 대사간에 제수됐다.

절도범은 문중 관계자였다. 경비가 허술한 틈을 타 장판각의 자물쇠를 열고 세 차례에 걸쳐 목판을 옮긴 뒤 매매업자에게 팔아넘겼다. 문화재청 사범단속반은 다른 도난 사건을 내사하던 중 2018년 11월 해당 첩보를 입수했다. 한상진 사범단속반장은 “지난해 17세기 세계지도 ‘만국전도’ 장물 거래를 수사할 당시 권도 책판도 장물로 나왔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도난 사실을 확인하게 됐다”면서 “1년 간 꾸준히 수사를 벌여 유통업자의 집 창고에 보관돼 있던 목판 회수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목판이 보관돼있던 안동권씨 종중 장판각. 문화재청 제공
목판이 보관돼있던 안동권씨 종중 장판각. 문화재청 제공
하지만 정작 종중은 사범단속반 수사관들이 확인차 장판각을 방문할 때까지 도난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한다. 경남 유형문화재 지정 당시 총 135점이었지만 이번에 회수된 목판은 134점이어서 나머지 1점의 행방도 묘연한 상태다. 종중 관계자는 “관리에 소홀함이 있었다”면서 “세계기록유산인 유교책판이 있는 한국국학진흥원에 위탁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재숙 문화재청장은 “앞으로도 경찰청 등 유관 기관과 공조해 도난·도굴과 해외밀반출 등 문화재 사범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2020-02-06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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