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상한 민요 나라, 청춘가, 팔도 대전… “나갈 때 한 곡이라도 흥얼거리면 성공”

요상한 민요 나라, 청춘가, 팔도 대전… “나갈 때 한 곡이라도 흥얼거리면 성공”

최여경 기자
최여경 기자
입력 2025-07-02 00:42
수정 2025-07-02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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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문 ‘여우락’ 예술감독의 포부

4~26일 국립극장 여름 음악축제
민해경·최백호·인순이·웅산까지
16회 공연·200여명 출연 ‘대규모’
“민중의 노래 살아나도록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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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민요 소리꾼 이희문은 ‘2025 여우락 페스티벌’(여우락) 예술감독을 맡아 “국악에 어렵지 않게 다가갈 수 있도록 판을 깔았다”고 소개했다.  국립극장 제공
경기민요 소리꾼 이희문은 ‘2025 여우락 페스티벌’(여우락) 예술감독을 맡아 “국악에 어렵지 않게 다가갈 수 있도록 판을 깔았다”고 소개했다.
국립극장 제공


“민요라는 게 민중이 부르는 노래였잖아요. 어느 시대에나 있던 그 민중의 노래가 다시금 살아나도록 하는 게 목표입니다. 관객들이 공연장을 떠나면서 흥얼거리고 한 번 더 듣고 싶다고 생각하게 된다면 성공한 거라고 봐요.”

최근 서울 국립중앙극장에서 만난 경기민요 소리꾼 이희문(49)이 ‘2025 여우락 페스티벌’(여우락) 예술감독으로서 내비친 바람이다. ‘여기, 우리 음악이 있다’의 줄임말인 ‘여우락’은 국립극장의 대표적인 여름 음악 축제다. 16회를 맞은 올해는 오는 4~26일 국립극장 달오름·하늘극장에서 열린다.

이번 여우락은 16회 공연에 200여명이 출연할 정도로 규모가 크다. 경기민요를 바탕으로 다양한 실험을 해 온 이희문은 축제에 “민요와 다른 장르 아티스트를 매칭하면 어떤 바이브(분위기)가 나올까” 하는 구상과 “민요든 가요든 우리 소리를 하는 분들이 시대와 장르를 넘어 풀어내는 모습을 보고 싶은” 욕심을 녹여냈다.

축제의 문은 4~5일 ‘요상한 민요 나라 히무니’로 연다. 스승인 경기민요 이춘희 명창이 공연을 보러 올 때마다 “이번에는 무슨 요사를 떠나 보러 간다”고 한 데서 ‘요상’이라는 단어를 떠올렸다고 했다. 공연에선 가수 민해경, 힙합 듀오 마이티 마우스와 함께 과거부터 현재, 미래까지 민요를 펼쳐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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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우락’에서는 가수 최백호와 공명 리더 박승원의 ‘청춘가’(사진), 가수 인순이와 소리꾼 이지숙의 ‘두 사랑 이야기’ 등 대중가요와 국악을 접목하는 등 재즈, 인디밴드, 현대무용 장르를 넘나들면서 민요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보여 준다. 국립극장 제공
이번 ‘여우락’에서는 가수 최백호와 공명 리더 박승원의 ‘청춘가’(사진), 가수 인순이와 소리꾼 이지숙의 ‘두 사랑 이야기’ 등 대중가요와 국악을 접목하는 등 재즈, 인디밴드, 현대무용 장르를 넘나들면서 민요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보여 준다.
국립극장 제공


이어 6일 가수 최백호와 월드뮤직그룹 공명의 박승원이 만드는 ‘청춘가’를 올린다. ‘민요의 재발견’을 주제로 한 이번 축제에 최백호를 섭외한 건 어느 공연에서 그가 재즈와 민요를 접목한 ‘청춘가’를 불렀을 때 받았던 감동이 떠올라서다. 이희문은 “선생님이 ‘이젠 암기력이 떨어져 새 노래가 어렵다’고 걱정하시더라”고 웃더니 “그 덤덤한 목소리로 노래한 민요는 새로운 발견이었다. 관객들도 공감하고 모두 즐기실 거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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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우락’에서는 가수 최백호와 공명 리더 박승원의 ‘청춘가’, 가수 인순이와 소리꾼 이지숙의 ‘두 사랑 이야기’(사진) 등 대중가요와 국악을 접목하는 등 재즈, 인디밴드, 현대무용 장르를 넘나들면서 민요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보여 준다. 국립극장 제공
이번 ‘여우락’에서는 가수 최백호와 공명 리더 박승원의 ‘청춘가’, 가수 인순이와 소리꾼 이지숙의 ‘두 사랑 이야기’(사진) 등 대중가요와 국악을 접목하는 등 재즈, 인디밴드, 현대무용 장르를 넘나들면서 민요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보여 준다.
국립극장 제공


9~10일에는 가수 인순이가 서도민요 소리꾼 유지숙과 ‘두 사랑 이야기’를 공연한다. 인순이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서도소리는 템포가 빠른데 바이브레이션이 깊어 경험하지 못한 소리를 낸다. 첫 곡이 ‘수심가’라 정말 수심이 깊다”고 토로했다.

이희문이 고민하는 인순이에게 한 주문은 “명창과 똑같이 하지 말아 달라”는 것이었다. 민요를 각자의 방식으로 풀어내는 게 공연의 취지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춘희·김수연·김광숙 명창의 ‘구전심수’(18일), 국악인 최수정·박애리·박준길의 ‘떼창 삼삼’(16일), 재즈 보컬리스트 웅산과 거문고 연주자 이재하의 ‘모드’(17~18일) 등 장르를 넘나드는 공연이 줄줄이 예정돼 있다. 20일 올리는 ‘남자라는 이유로’는 소리꾼 고금성과 경기민요 그룹 고만고만이 남성 소리꾼의 길을 걸으며 겪어 온 어려운 이야기를 풀어내는 자리다.

26일 마지막 공연은 ‘팔도민요대전’으로 꾸린다. 제주에서 활동하는 파라솔웨이브를 비롯해 다올소리, 맥거핀, 오디오바나나 등 9개 인디밴드가 각자의 스타일로 민요를 부르는데 이희문은 이 공연을 두고 “민요의 미래”라고 정의했다.

“절 ‘B급 소리꾼’이라고 부르기도 해요. A급을 지향하는 국악인들이 있다면 저처럼 B급으로 끌어내려서 친숙하게 만드는 사람도 있는 것이죠. 그 모습을 제대로 보여 주고자 합니다.”
2025-07-02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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