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금기 김종서를 말하다

시대의 금기 김종서를 말하다

입력 2010-04-03 00:00
수정 2010-04-03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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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서와 조선의 눈물】이덕일 지음/옥당 펴냄

조선 전기의 문신 김종서(1383~145 3)는 선비들로부터 추앙받은 대현(大賢)이자, 두만강까지 국경을 넓힌 용맹한 무신이기도 했다. 세종에 이어, 단명한 문종과 어린 단종까지 보좌하며 혁혁한 공을 세운 그이지만, 마지막엔 ‘대역죄인’으로 몰려 효시(梟示)까지 당하는 꼴이 된다. 그리고 1746년, 영조에 의해 복권될 때까지 김종서는 ‘시대의 금기’였다. 계유정난(1453)을 일으켜 그에게 역모죄를 씌웠던 수양대군, 즉 세조의 후예들이 계속해서 조선의 실권을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문종을 쫓고 왕위를 찬탈하려는 수양대군에게 가장 큰 적이 바로 일흔 살 김종서였다.

이덕일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 소장의 신간 ‘김종서와 조선의 눈물’(옥당 펴냄)은 김종서와 수양대군의 투쟁을 마치 한 편의 소설처럼 풀어낸 대중역사서다. 이 소장은 다양한 사료를 통해 둘 사이의 악연을 재현하는 한편, 승자 수양대군의 역사 속에 오랫동안 묻혀 버렸던 ‘태산북두’ 김종서의 활약을 재조명한다. 당시 투쟁에서 명분은 김종서에게 있었다고 이 소장은 평한다.

단종이 기댈 곳은 김종서뿐이었으나, 수양대군은 그마저 숙청해 버리고 왕위에 올랐다. 이후 역사 속에서 김종서의 이름은 하나씩 지워졌다. 이 소장은 대표적이 예로 ‘고려사’, ‘고려사절요’ 편찬자 문제를 든다. 이 책들은 정인지가 편찬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문종실록을 보면 실제 편찬자가 김종서로 돼 있다고 한다. 이번 책은 10년 전 펴낸 ‘거칠 것이 없어라’의 개정판 격으로, 10년 사이 새로 발굴된 자료와 새로운 관점을 적용해 좀 더 충실하게 조선 전기사를 되살렸다. 1만 6500원.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2010-04-0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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