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작가 토카르추크의 닮은 듯 다른 두 이야기

아그니에슈카 홀란트 감독 영화 ‘흔적’의 포스터. 채식주의와 생태주의, 동물권 수호 등 올가 토카르추크의 신념과 가치관을 담은 소설 ‘죽은 이들의 뼈 위로 쟁기를 끌어라’를 원작으로 했다. 별자리 소설 형식을 취한 토카르추크의 다른 소설 ‘낮의 집 밤의 집’도 이번에 출간됐다.
올가 토카르추크 지음/최성은 옮김/민음사/396쪽/1만 5000원
낮의 집 밤의 집
올가 토카르추크 지음/이옥진 옮김/민음사/476쪽/1만 6000원
새로운 노벨상 시즌에 맞춰 2018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폴란드의 여성 작가 올가 토카르추크의 책 두 권이 출간됐다. 범죄 스릴러를 표방한 ‘죽은 이들의 뼈 위로 쟁기를 끌어라’와 별자리 소설의 형식을 취하는 ‘낮의 집 밤의 집’이다.

‘죽은 이들의 뼈 위로 쟁기를 끌어라’를 관통하는 키워드 하나는 영국의 시인이자 화가인 윌리엄 블레이크(1757~1827)다. 토카르추크는 책의 각 부 도입부에 그의 시를 인용했다. 블레이크는 산업혁명 이후 영국의 물질적 타락을 경험한 뒤 당대 정치, 사회, 문화에 얽힌 다양한 사안에 대해 시를 통해 예언자적 전망을 피력한 인물이다. 자연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는 사회를 지향해 생태주의 예술가로 불리기도 한다. 토카르추크는 주인공 두셰이코를 형상화하는 과정에서도 생전 예술가로 인정받지 못하고 살아간 노년의 블레이크 이미지를 참조했다고 한다. 책에는 채식주의와 생태주의, 동물권 수호 등 작가의 신념과 가치관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스릴러 형식이라 가독성이 뛰어나고 서사적인 재미도 있다. 소설은 폴란드 출신 거장 아그니에슈카 홀란트 감독의 영화 ‘흔적’의 원작이기도 하다. 토카르추크가 홀란트 감독과 함께 시나리오를 공동으로 집필했다. 영화는 2017년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은곰상을 수상했다.


ⓒKarpati&Zarewicz/ZAIKS
올가 토카르추크
ⓒKarpati&Zarewicz/ZAIKS
ⓒKarpati&Zarewicz/ZAIKS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2020-09-25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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