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재물·권력욕에 많은 사람 희생”

교황 “재물·권력욕에 많은 사람 희생”

김성은 기자
김성은 기자
입력 2022-12-25 22:14
업데이트 2022-12-26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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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 전야 미사 강론에서 질타
“전쟁 고통·가난한 이 기억하자”
러시아의 우크라 침략 성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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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24일(현지시간) 성베드로 대성전에서 집전한 성탄 전야 미사를 통해 이웃을 돕자는 자선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바티칸시티 UPI 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24일(현지시간) 성베드로 대성전에서 집전한 성탄 전야 미사를 통해 이웃을 돕자는 자선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바티칸시티 UPI 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크리스마스를 맞아 전쟁에 지친 사람들과 가난한 이들을 기억하자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많은 사람이 굶주림의 고통에 빠졌다고 개탄했다.

교황은 바티칸 성베드로 성당에서 24일(현지시간) 열린 성탄 전야 미사에서 예수 그리스도가 말구유에서 태어난 것을 언급하며 재물과 권력에 굶주린 이들이 어린이들을 포함한 많은 사람을 희생시키고 있다면서 전쟁과 빈곤, 탐욕스러운 소비주의를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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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인원 제한 없는 성탄절 미사·예배
3년 만에 인원 제한 없는 성탄절 미사·예배 25일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가 서울 중구 명동대성당에서 열린 ‘주님 성탄 대축일 낮미사’를 집전하기 위해 입장하면서 신도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이날 코로나19 확산 이후 3년 만에 처음으로 전국 성당과 교회에서 참석 인원 제한 없이 미사와 예배가 열려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과 의미를 기렸다. 이날 오후 서울역광장과 서울 녹사평역에서는 기독교 연합예배 준비위원회와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각각 어려운 이웃과 10·29 참사 희생자를 위한 예배와 미사를 진행했다. 뉴시스
지난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교황은 거의 모든 공개 석상에서 우크라이나 사태를 거론하며 전쟁의 잔혹성과 러시아의 명분 없는 침략을 비난했다. 그는 25일 성탄절 메시지를 통해서도 “매일 엄청난 양의 식량이 낭비되고 무기에 자원이 소비되는 동안 사람들, 특히 어린이들이 굶주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확산 탓에 참석 인원이 제한됐던 2020∼2021년과 달리 올해 성탄 전야 미사에는 약 7000명의 신자가 성베드로 대성전을 가득 메웠고 4000여명은 성베드로광장에서 야외 스크린으로 미사에 참여했다.

교황은 생의 첫 몇 시간을 마구간의 구유에서 보낸 예수의 겸허한 생애에 대해 설명하며 강론을 시작했다. 그는 “말과 가축들이 구유에서 먹이를 먹는 동안 이 세상의 남녀들은 부와 권력에 굶주려 이웃의 것, 형제자매의 것까지 빼앗아 소비하려고 든다”고 질타했다.

이어 “우리가 그동안 본 전쟁만 해도 얼마나 많은가. 오늘날까지도 얼마나 많은 곳에서 인간의 존엄과 자유가 경시당하고 능멸당하고 있는가”라고 개탄했다. 하지만 교황은 그럼에도 인류는 힘을 내야 한다면서 “여러분 모두가 공포와 포기, 낙심에 빠져서는 안 된다. 그리스도가 말구유에 누워 있었던 것은 진정한 생명의 힘이 돈과 권력이 아니라 사람들, 인간관계에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성탄절을 에워싼 지나친 소비주의를 경계하며 “성탄절에 뭔가 좋은 일을 하지 않고 그냥 지나치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성은 기자
2022-12-2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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