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호반 친인척 회사, 수십억대 아파트 내장공사 ‘수의계약’ 수주

입력 : ㅣ 수정 : 2019-08-26 0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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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사유화 시도-호반건설 그룹 대해부] 친인척 일감 몰아주기 횡행
호반건설그룹이 김상열 회장 부부의 친인척이 운영하는 회사에 2017년 한 해에만 180억원 규모의 일감을 몰아준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경기 시흥시 배곧신도시 호반베르디움 아파트 단지. 특별취재팀 hobanjeb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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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반건설그룹이 김상열 회장 부부의 친인척이 운영하는 회사에 2017년 한 해에만 180억원 규모의 일감을 몰아준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경기 시흥시 배곧신도시 호반베르디움 아파트 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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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반건설그룹의 가족경영에는 김상열(58) 회장·우현희(53) 태성문화재단 이사장 부부와 김대헌(31) 호반건설 부사장, 김윤혜(28) 아브뉴프랑 마케팅실장, 김민성(25) 호반산업 전무 등 세 자녀만 참여한 것이 아니다. 이들의 친인척들도 한 해 수십억원대 일감을 호반건설그룹 계열사들로부터 넘겨받아 회사를 운영해 왔다. 아파트 창호 공사, 바닥재 공사, 마루 공사 등이 친인척들의 몫으로 돌아갔다. 일부 친척은 공사장 함바(건설현장 식당) 운영권을 독점 행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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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족분리를 통해 현재 계열사에서 제외돼 있는 김 회장 일가 친인척 운영 회사 가운데 영진리빙과 영진산업개발은 우 이사장의 형부인 이모(60)씨가 가장 많은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이씨는 호반건설 전무, 호반베르디움 대표를 지내기도 했다. 이씨가 35%의 지분을 소유한 영진리빙은 2017년 76억 8400만원의 일감을 호반건설그룹에서 받아 공사했다. 호반건설산업이 49억 7900만원으로 가장 많은 일감을 몰아줬고, 호반건설주택이 14억 4300만원, 리젠시빌주택이 10억 5900만원, 호반건설이 2억 300만원으로 집계됐다. 모두 수의계약 방식으로 단독 수주했다. 김진방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수의계약을 통상적인 경우라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금액이 크다면 더욱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신도시나 공공택지지구에서 진행한 아파트 공사도 예외는 아니었다. 서민들의 주거 안정을 목적으로 국민 세금을 투입해 조성한 신도시·공공택지지구가 김 회장 일가는 물론 친인척의 이익까지 챙겨 주는 수단으로 전락한 것이다. 영진리빙이 수주한 일감 중에는 호반건설이 ‘벌떼 입찰’을 통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낙찰받은 평택소사벌B11블록의 아파트 창호 공사도 포함돼 있다. 영진리빙은 공사 대금으로 16억 2300만원을 받았다. 이런 방식으로 일감을 챙겨 얻은 매출은 영진리빙의 같은 해 전체 매출액(271억 200만원) 중 35.4%에 달했다. 영진리빙은 지난해에도 전체 매출액(271억 3923만원)의 14.8%인 40억 2744만원의 일감을 호반건설산업으로부터 수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관문, 계단 난간 등을 호반건설에 납품하는 영진산업개발은 이씨가 29.1%, 이씨의 배우자이자 우 이사장의 언니인 우모(59)씨가 9.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다. 영진산업개발은 2017년 22억 6500만원 상당의 일감을 호반건설그룹으로부터 수주했다. 이 회사의 전체 매출액(79억 7700만원) 중 28.4%에 달하는 액수다. 역시 모두 수의계약으로 수주했다.
지난 21일 경기 하남시 현안2지구 ‘하남 호반베르디움 에듀파크’ 공사 현장 상황판에 ‘우리종합건설’이 협력업체로 적혀 있다. 우리종합건설은 2017년 4분기에만 13억원의 토공 일감을 호반건설그룹으로부터 수주했지만, 2017년 12월 독립경영을 하겠다며 친족분리를 신청해 계열회사에서 제외됐다. 특별취재팀 hobanjeb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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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1일 경기 하남시 현안2지구 ‘하남 호반베르디움 에듀파크’ 공사 현장 상황판에 ‘우리종합건설’이 협력업체로 적혀 있다. 우리종합건설은 2017년 4분기에만 13억원의 토공 일감을 호반건설그룹으로부터 수주했지만, 2017년 12월 독립경영을 하겠다며 친족분리를 신청해 계열회사에서 제외됐다.
특별취재팀 hobanjebo@seoul.co.kr

바닥재, 벽지 공사 업체인 한빛산업개발은 김 회장의 처남인 우모(57)씨가 대표로 있는 회사다. 이 회사는 내부거래 공개 의무가 있었던 2017년 하반기에만 45억 3200만원 규모의 바닥재, 벽지, 마루 등 아파트 내부 공사를 호반건설그룹으로부터 수주했다. 2016년 이 회사가 거둔 매출액(159억원)의 28.5%에 달하는 액수다. 이 밖에 대한토건도 2017년 하반기에만 32억 3800만원, 우리종합건설도 2017년 4분기에만 13억원의 토공 일감을 호반건설그룹으로부터 수주했다. 우리종합건설은 김 회장 인척이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 이사장의 조카 이모씨가 대표인 리젠시빌건설과 호반건설그룹은 직접적인 내부거래는 없었지만 2011년 이후 3차례에 걸쳐 낙찰받은 공공택지를 전매 거래한 것으로 나타났다. 호반건설그룹 측은 “관련 내용에 대해 일절 답변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호반건설그룹 김 회장 일가의 친인척 회사들은 지난해와 올해 차례로 친족분리 제도를 통해 계열사에서 제외됐다. 내부거래 규모가 2017년 한 해만 파악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특히 외부감사를 받지 않아도 되는 소규모 업체는 친족분리로 계열회사에서 제외되면 내부거래 액수나 비율 등을 공개할 의무가 사라진다.

이와 관련, 공정거래위원회는 “당시 위법한 사항이 없었기 때문에 친족분리 신청을 받아들였다”며 “지난해 제도를 개선해 분리 후 3년 동안 매년 세부 거래 내역을 받아 보면서 법 위반 행위가 포착되면 5년 안에 분리를 취소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친족 독립경영을 인정받으려면 ▲상호 주식 소유가 상장기업은 3% 미만, 비상장기업은 10% 미만일 것 ▲임원 겸임 관계가 없을 것 ▲채무보증 및 자금 대차가 없을 것 ▲부당 지원이나 사익 편취 행위로 인한 법 위반 전력이 없을 것 등의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한편 호반건설그룹이 ‘벌떼 입찰’을 통한 공공택지 싹쓸이 등으로 단기간에 급성장하고, 이처럼 김 회장과 우 이사장 부부의 친인척들도 대거 관련 업종에 종사하면서 친인척들이 연루된 각종 사건·사고 또한 잇따르고 있다.

김 회장의 한 동생은 2006년 호반건설에서 공사를 수주해 주겠다며 건설업자에게 2억 4000만원을 뜯어낸 혐의(사기)로 재판에 넘겨져 2008년 징역 10개월 실형을 선고받았다. 광주에서 아파트 임대사업을 하던 그는 2009년 다른 개발업자들과 공모해 아파트 개발사업을 빌미로 5억원을 뜯어낸 혐의(사기)로 또다시 재판에 넘겨져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당시 그는 피해자들에게 “빌린 돈을 갚지 못하면 김 회장에게서 돈을 받아 주겠다”며 형을 끌어들이기도 했다.

호반건설그룹 공사장 함바 운영권을 독점하고 있는 우 이사장 동생 우모씨, 그의 처남인 이모씨와 관련해서도 잡음이 나오고 있다. 용인흥덕, 김포한강신도시, 수원광교, 부산명지, 시흥배곧 등의 호반건설 아파트 신축 현장에서 9년 동안 함바를 운영해 온 A씨는 지난해 경찰에 두 사람을 사기 혐의로 고소했으나 검찰의 불기소로 사건이 종결됐다. A씨는 지난 23일 서울신문과 만나 “우씨의 처남인 이씨가 ‘추가로 나오는 현장에서 함바를 운영하도록 해 주겠다’며 돈을 요구해 1억 2000만원을 건넸는데 검경은 이전 함바 공동투자에 따른 수익금 배분으로 판단했다”면서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A씨는 “계속 함바를 운영할 수 있었던 것이 이씨의 영향력 때문이라고 생각했다”며 “호반건설그룹이 김 회장 친인척들에게 함바 사업권을 준 것은 맞지 않느냐”고 호소했다. 호반건설그룹 측은 관련 내용에 대한 질의에도 일절 답변하지 않았다.

특별취재팀 hobanjeb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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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6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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