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8석 중 156석 확보… 보수당은 121석
절반의 승리 거둔 트뤼도
캐나다 총선이 열린 21일(현지시간) 쥐스탱 트뤼도(왼쪽) 총리가 아내 소피 그레구아르 트뤼도와 함께 몬트리올의 자유당 선거캠프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몬트리올 AP 연합뉴스
몬트리올 AP 연합뉴스
21일(현지시간) 열린 캐나다 총선에서 쥐스탱 트뤼도 총리의 집권 자유당이 사실상 신승을 거뒀다고 캐나다 공영방송 CBC 등이 이날 보도했다. 내각 주요 인사들이 낙선하는 등 ‘절반의 승리’를 거둔 트뤼도 총리가 집권 2기에서 정치적 반등의 기회를 찾을지 주목된다.
CBC 등은 이날 선거에서 전체 하원 의석 338석 가운데 자유당이 156석을 확보했고, 보수당이 121석을 확보한 것으로 집계해 어느 정당도 의회 과반인 170석 이상을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고 전했다. 2015년 선거에서 184석을 얻었던 자유당은 28석이나 잃은 반면 보수당은 22석을 더 얻었다. 지역 정당인 블록퀘벡당은 32석, 신민주당(NDP) 25석 등의 순이었다. 블록퀘벡당은 2015 총선보다 의석수가 3배 이상 늘어나며 이번 선거의 최대 승자가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집권을 내줄 수도 있다는 말까지 나왔던 당초 우려에 비춰 보면 그나마 선방했다는 분석도 나오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집권당으로서는 뼈아픈 결과들이 적지 않다.
‘V’ 그려보이는 캐나다 자유당 지지자들
21일(현지시간) 캐나다 몬트리얼 컨벤션센터에서 자유당 지지자들이 총선 1차 개표 결과를 지켜 보면서 손가락으로 V자 등을 그려 보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더불어 올해 초 캐나다 최대 건설사 비리를 기소하지 못하도록 트뤼도 총리가 자신에게 압력을 넣었다고 폭로했다가 사임한 조디 윌슨 레이볼드 전 법무부 장관이 무소속으로 나와 재선에 성공한 점도 주목된다. 당시 사건에 대한 캐나다 국민들의 악화된 민심을 다시 확인할 수 있는 결과인 셈이다.
단독 집권이 어려운 자유당은 조만간 연정 구성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트뤼도는 같은 진보성향인 NDP와 연정을 염두에 둔 발언을 한 바 있다. NDP는 터번을 착용한 시크교도이자, 캐나다 최초의 소수민족 출신 당 대표인 재그밋 싱이 이끌고 있다. 싱 대표는 47세인 트뤼도 총리보다 7살이 어린 40세다. 연정 구성 후 트뤼도는 환경문제와 증세 등 주요 정책을 본격적으로 재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표 방송 보는 트뤼도 캐나다 총리 가족
캐나다 총선이 실시된 21일(현지시간) 몬트리올에서 집권 자유당을 이끄는 쥐스탱 트뤼도 총리(오른쪽 2번째)가 부인 소피 그레고어(왼쪽 2번째), 세 자녀 등 가족과 함께 1차 개표 결과 TV 방송을 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2019-10-23 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