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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죽하면 이렇게…” 찬 바닥에 무릎 꿇은 수재민들

“오죽하면 이렇게…” 찬 바닥에 무릎 꿇은 수재민들

최선을 기자
입력 2020-10-21 17:30
업데이트 2020-10-2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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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앞에 무릎꿇은 국민
차량 앞에 무릎꿇은 국민 21일 오후 한국수자원공사 용담지사 앞에서 지난여름 집중호우 당시 댐 방류로 큰 피해를 본 수재민들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의원들이 탄 차량이 들어오자 무릎을 꿇고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2020.10.21 연합뉴스
국회 환노위, 수자원공사 용담지사 방문
“제발 도와달라”…댐 방류 피해 성토
고령 주민들도 무릎 꿇고 국회의원 맞이


지난 여름 집중 호우 당시 용담댐 방류로 큰 피해를 본 전북과 충남 지역 주민들이 2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의원들이 방문한 한국수자원공사 용담지사를 찾아 지원을 호소했다.

주민들은 국회 환노위 방문이 예정된 이날 오후 2시 이전부터 수자원공사의 무분별한 댐 방류를 성토하는 피켓과 현수막을 들고 용담지사 앞에 모였다.

피켓과 현수막에는 ‘댐만 열지 말고 귀를 열어 주민 말을 들어라’, ‘무능하고 무책임한 댐 관리자를 엄중 처벌하라’, ‘변명만 늘어놓는 수자원 공사를 해체하라’ 등의 내용이 담겼다.

주민들은 의원들을 태운 버스가 도착하자, 피켓을 든 채 무릎을 꿇고 “제발 도와달라. 일 년 지은 농사가 하루아침에 다 물건너 갔다”고 하소연했다. 다리와 손목을 붕대와 파스로 감은 고령의 주민들도 찬 바닥에 무릎과 이마를 댔다.

버스에서 내린 의원들은 “이야기를 듣고 도움을 주러 온 것”이라며 자리에서 일어날 것을 요청했으나 수재민들은 한동안 도로에서 무릎을 떼지 않았다.

주민들은 의원들의 거듭된 설득에 자리에서 일어나 “아무도 이야기를 안 들어줬다”, “오죽하면 우리가 이렇게 하겠느냐”, “수자원 공사는 해도 해도 너무하다”며 쌓였던 울분을 토해냈다.

의원들은 주민과 짧은 대화를 마치고 수자원 공사 안내를 받아 용담댐을 둘러보며 피해 상황을 점검했다.

수자원 공사는 용담댐 앞에서 한 현장 브리핑을 통해 ‘기록적 폭우로 인한 불가항력 조처’라는 취지로 당시 댐 방류 상황을 설명했으나 이내 의원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국민의힘 김웅 의원은 “지금 비가 얼마나 많이 왔느냐가 아니라 비가 왔을 때 어떻게 대처했느냐를 묻는 건데 계속 기록적 폭우만 강조하고 있다. 지금 여기 있는 주민들은 안 보이느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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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 꿇고 도움 호소하는 수재민들
무릎 꿇고 도움 호소하는 수재민들 21일 오후 한국수자원공사 용담지사 앞에서 지난여름 집중호우 당시 댐 방류로 큰 피해를 본 수재민들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의원들이 탄 차량이 들어오자 무릎을 꿇고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2020.10.21 연합뉴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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