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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종 미루거나 외국산 찾거나…전국에 번지는 독감백신 공포

접종 미루거나 외국산 찾거나…전국에 번지는 독감백신 공포

황경근, 이천열 기자
입력 2020-10-21 18:08
업데이트 2020-10-21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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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대전·전북 등 사망자 나와 뒤숭숭
문의 전화 70% 줄고 제조사 확인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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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길 뚝 끊긴 독감 예방 접종
발길 뚝 끊긴 독감 예방 접종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자가 발생한 데 대한 우려로 접종 인원이 줄어든 21일 서울 한 병원의 예방접종 창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독감 백신 접종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독감(인플루엔자) 백신을 접종한 뒤 사망하는 사례가 9건이나 연이어 발생하면서 전국에 ‘독감 접종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21일 전국의 자치단체 등에 따르면 독감 백신 접종 이후 사망자는 모두 9명이다. 이례적으로 사망자가 이어지자 독감 백신 접종을 미루거나 외국산 백신을 찾는 경우가 늘고 있다. 특히 ‘상온 노출’과 ‘백색 입자’ 논란 이후 사망 사례가 연이어 발생한 터라 백신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제주에서는 이날 A(68)씨가 백신 접종 후 하루 만에 사망한 것이 확인되면서 섬 전체가 충격에 휩싸였다. 더구나 제주는 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 유행할 것에 대비한 전 도민 독감 무료 접종 정책에 따라 독감 예방 접종을 독려해 왔던 터라 도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고모(55·오라동)씨는 “이번 주말 전 가족이 독감 접종을 하려 했으나 일단 보류하기로 했다”며 “매일 사망자가 나오는데 아무리 간 큰 사람이라도 백신 접종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신 접종 후 사망자가 나온 대전도 분위기는 비슷하다. 대전 서구 둔산동 Y내과 관계자는 “얼마 전까지 하루 100통이 넘던 독감 백신 문의전화가 30통 이하로 줄었다”면서 “백신 제조 회사를 묻거나 외국산 백신을 찾는 사람도 늘었다”고 말했다.

주민 B(77·여)씨가 독감 백신을 맞고 숨진 전북 고창 지역도 뒤숭숭한 분위기였다. 특히 노인 인구가 많아 독감 예방접종을 적극 권유했던 고창군과 보건소에는 접종 안전성을 묻는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B씨가 백신을 맞은 민간병원은 휴원에 들어갔다. 이 병원에서 백신을 접종한 99명은 이상반응이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시는 지난 14일 독감 백신을 맞은 후 이틀 만에 숨진 인천 지역 고등학생 C(17)군에게 알레르기 비염 외에 특별히 앓고 있던 질환은 없었으며 정밀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같은 의료기관에서 같은 백신을 맞은 37명의 경우 이날 현재 이상반응은 없는 상태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2020-10-2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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