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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해군은 왜 ‘주황색 안경’을 착용하게 했을까 [밀리터리 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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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ㅣ 수정 : 2021-06-21 03:44 밀리터리 인사이드 섹션 목록 확대 축소 인쇄

‘잠수함 승조원 수면리듬 개선’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미 버지이아급 공격원잠 버몬트호에 탑승한 승조원들이 주황색 안경과 파란색 조명이 달린 안경을 착용하고 카드 게임을 하고 있다. 이들 안경은 잠수함 승조원의 고질적인 수면리듬 문제를 개선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해군 제공

▲ 미 버지이아급 공격원잠 버몬트호에 탑승한 승조원들이 주황색 안경과 파란색 조명이 달린 안경을 착용하고 카드 게임을 하고 있다. 이들 안경은 잠수함 승조원의 고질적인 수면리듬 문제를 개선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해군 제공

최근 미국 해군에서는 흥미로운 실험이 시작됐습니다. 미 해군 잠수함 의학연구소(NSMRL) 연구팀은 지난해 말 남미로 향하는 버지니아급 공격원잠(SSN) 버몬트호 승조원 42명에게 각각 주황색으로 코팅된 안경과 파란색 빛이 나오는 안경을 나눠줬습니다.

수면 뒤 일어났을 때는 한동안 파란색 안경을, 취침 직전에는 주황색 안경을 쓰고 생활하도록 했습니다. 그러자 놀라운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2017년 6월 일본 시즈오카현 앞바다에서 미 해군 이지스함 피츠제럴드호와 필리핀 선적 컨테이너선이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당시 이지스함 선체가 처참하게 부서졌고, 승조원 7명이 사망했습니다.

평시에 일어난 대형 사고에 미 해군 수뇌부는 경악했습니다. 사고 당시 시각은 새벽 1시였습니다. 당직 사관의 경계 실패가 원인이었습니다. 미 해군은 곧바로 전 함정의 승조원 근무실태를 점검하기 시작합니다.

●“승조원 졸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해군 승조원의 ‘피로도’를 줄일 방법이 없을까. 미 해군의 고민이 시작됐습니다. 우선 최소 7시간의 수면을 취하도록 했습니다. 예를 들어 5시간만 잤다면 낮잠으로 2시간의 수면시간을 더 보장하도록 했습니다. 또 하루 24시간 중 12시간을 초과해 근무하지 않도록 규제했습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해 보였습니다.
미 해군은 근무환경이 가장 열악한 잠수함으로 시선을 돌렸습니다. 잠수함은 은밀한 침투가 핵심이어서, 승조원 모두가 소리에 민감합니다. 또 상시적인 환기를 할 수 없어 공기질이 나쁘고 피로도가 매우 높습니다. 수중에서 활동하기 때문에 사고 위험이 높아 경계근무 스트레스도 매우 높습니다. 특히 큰 문제는 ‘햇빛’이었습니다.

햇빛을 쬐지 못하면 수면 리듬이 망가집니다. 잠수함 통로는 늘 불이 켜져 있는 것도 문제입니다. 늘 낮이나 마찬가지여서 밤낮이 바뀌는 ‘자연광 주기’를 맞출 수 없습니다. 그래서 잠수함 승조원 중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미국 버지니아급 핵추진 잠수함 미시시피함(7800t급). 버지니아급 잠수함은 원자로와 추진기관 소음문제를 개선해 세계에서 가장 조용한 잠수함으로 불린다. 사거리가 2000㎞를 넘는 토마호크 미사일 발사관 12기를 갖췄고 특수부대원 상륙 및 철수작전도 지원한다. 승조원은 137명이며 2016년과 2017년 한국을 찾았다. 서울신문 DB

▲ 미국 버지니아급 핵추진 잠수함 미시시피함(7800t급). 버지니아급 잠수함은 원자로와 추진기관 소음문제를 개선해 세계에서 가장 조용한 잠수함으로 불린다. 사거리가 2000㎞를 넘는 토마호크 미사일 발사관 12기를 갖췄고 특수부대원 상륙 및 철수작전도 지원한다. 승조원은 137명이며 2016년과 2017년 한국을 찾았다. 서울신문 DB

NSMRL 연구팀은 먼저 잠수함 내부 조명을 바꾸는 작업에 착수했지만 실패했습니다. 조명을 아무리 개선해도 자연광 주기를 완벽하게 흉내내는 것은 불가능했습니다. NSMRL의 의료전문가 조셉 디시코 중위는 “자연적인 수면 주기를 흉내내기 위해 내부 조명을 개선해봤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그래서 ‘개인화 연구’를 시도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미 해군연구소(USNI)에 따르면 NSMRL 연구팀이 잠수함 버몬트호의 승조원들에게 나눠준 파란색 조명 안경은 자연광 효과를 줍니다. 연구팀 표현에 따르자면 ‘인공 태양’입니다. 이 안경을 쓰면 뇌는 ‘지금은 아침’이라고 인식하게 됩니다.
미 버지니아급 공격원잠 인디애나호에서 근무하는 한 장교가 노트북으로 업무를 하고 있다. 잠수함 근무는 ‘자연광 주기’와 다르게 돌아가기 때문에 불면증에 시달리기 쉽다. 미 해군 제공

▲ 미 버지니아급 공격원잠 인디애나호에서 근무하는 한 장교가 노트북으로 업무를 하고 있다. 잠수함 근무는 ‘자연광 주기’와 다르게 돌아가기 때문에 불면증에 시달리기 쉽다. 미 해군 제공

반대로 주황색 안경은 눈의 피로를 높이는 청색광(블루라이트) 차단 기능을 합니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블루라이트 차단안경’, ‘블루라이트 차단 필터’와 똑같은 기능입니다. 스마트폰이나 텔레비전의 눈부심을 막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수면을 취하기 전에 이 안경을 쓰면 뇌는 ‘지금은 밤’이라고 인식하게 됩니다.

연구팀은 손목에 위치추적기를 착용해 동선과 수면시간을 분석했습니다. 잠수함 근무 경험이 있는 디시코 중위가 직접 잠수함에 탑승해 승조원과 함께 생활하며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주황·청색 안경 쓴 그룹이 더 많이 잔다”

연구결과는 긍정적이었습니다. 연구 책임자인 NSMRL 심리학자 사라 차발은 “안경을 쓴 그룹이 쓰지 않은 그룹보다 더 많은 잠을 잔다”며 “또 안경을 착용한 그룹은 졸음도 덜한 것으로 보고받았다”고 전했습니다.

군에서 개발해 민간에서도 쓰이는 기술은 무수히 많습니다. 야전용 음식을 개발하다 발명한 ‘통조림’, 레이더 장비를 개발하다 우연히 발견한 ‘전자레인지’, 군 정보를 보호하는 과정에 만든 ‘인터넷’이 대표적인 군 발명품입니다.
미 버지니아급 공격원잠 워싱턴호의 승조원 침실. 미 해군 제공

▲ 미 버지니아급 공격원잠 워싱턴호의 승조원 침실. 미 해군 제공

아직 최종 결과가 나오진 않았지만, 미 해군이 개발 중인 ‘수면리듬 개선 안경’도 불면증 등 수면질환 개선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엿보입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큰 돈을 들이지 않고도 승조원의 근무환경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우리 군도 이런 흐름에 발맞춰 해군 승조원, 특히 잠수함 승조원의 사기를 높이는 기술을 개발하는데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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