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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전용기’로 모신 유해 2구… 뒤에서 귀국길 지킨 증손녀

‘文 전용기’로 모신 유해 2구… 뒤에서 귀국길 지킨 증손녀

임일영 기자
임일영 기자
입력 2021-09-23 17:58
업데이트 2021-09-23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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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통령 첫 해외 유해 상호인수식

‘장진호 전투’ 김석주·정환조 일병 귀환
김노디·안정송 지사 첫 해외 훈장 추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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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현지시간) 미국 히캄 공군기지 19번 격납고에서 열린 한미 유해 상호 인수식에 참여한 대한민국 간호장교 김혜수 소위가 신원확인 유해 2구를 공군1호기에 안치하고 뒷좌석에 앉아 있다. 김 소위는 이날 외증조 할아버지인 고 김석주 일병의 71년 만의 귀환을 함께했다. 호놀룰루 연합뉴스
22일(현지시간) 미국 히캄 공군기지 19번 격납고에서 열린 한미 유해 상호 인수식에 참여한 대한민국 간호장교 김혜수 소위가 신원확인 유해 2구를 공군1호기에 안치하고 뒷좌석에 앉아 있다. 김 소위는 이날 외증조 할아버지인 고 김석주 일병의 71년 만의 귀환을 함께했다.
호놀룰루 연합뉴스
제76차 유엔총회에 참석했던 문재인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오후 하와이 호놀룰루에 들러 한국전쟁 참전용사 유해 2구를 전용기인 공군 1호기 ‘좌석’에 모시고 귀국길에 올랐다. 앞서 문 대통령은 호놀룰루의 히캄 공군기지에서 ‘한미 유해 상호 인수식’을 주관했는데, 한국 대통령이 6·25 전사자 유해 인수식을 해외에서 주관하고 공군 1호기로 함께 돌아온 것은 처음이다. 국가를 위한 헌신과 희생에 무한책임을 지고 최고의 예우를 다하기 위해서다.

경북 출신으로 미 7사단 카투사에 배속됐던 김석주·정환조 일병은 장진호 전투(1950년 11~12월)에서 숨진 뒤 70년 만에 가족 품에 돌아왔다. 장진호 전투 덕에 흥남철수작전이 성공할 수 있었고, 문 대통령의 부모도 10만여명의 피난민과 함께 자유를 찾았다. 김 일병은 ‘한반도의 봄’ 국면인 2018년에, 정 일병은 1990~1994년 발굴돼 미측에 인도됐다가 뒤늦게 한국군으로 판명됐다. 국방부 유해발굴단은 지난 2일 이들의 신원을 최종확인했다.

문 대통령은 “장진호 용사들에게 남은 마지막 임무인 고국 귀환에 함께하게 되어 감회가 깊다”면서 “영웅들께서 가장 바라는 것은 한반도의 완전한 평화”라고 강조했다. 또 “비무장지대를 비롯해 아직 가족 품으로 돌아가지 못한 용사들을 찾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며 “유해발굴을 위한 남북미의 인도적 협력은 전쟁 상처를 치유하고 화해와 협력의 길로 나아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상황임에도 김 일병의 외증손녀 김혜수 소위(간호사관 61기)가 인수식에 참석했다. 김 소위는 외증조부의 소관이 안치된 좌석 바로 뒤에 앉았다. 이들 외에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66구의 유해는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 시그너스(KC330)로 옮겨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하와이 이민세대로서 독립운동 공적이 확인된 고 김노디·안정송 지사에게 훈장을 추서하고 이들의 큰딸과 손녀에게 직접 건넸다. 대통령의 독립유공자 훈장 추서가 해외에서 이뤄진 것도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독립에 헌신한 분들에 대한 예우는 정부가 마땅히 해야 할 책무”라고 말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2021-09-24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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