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통령 첫 해외 유해 상호인수식
‘장진호 전투’ 김석주·정환조 일병 귀환
김노디·안정송 지사 첫 해외 훈장 추서
22일(현지시간) 미국 히캄 공군기지 19번 격납고에서 열린 한미 유해 상호 인수식에 참여한 대한민국 간호장교 김혜수 소위가 신원확인 유해 2구를 공군1호기에 안치하고 뒷좌석에 앉아 있다. 김 소위는 이날 외증조 할아버지인 고 김석주 일병의 71년 만의 귀환을 함께했다.
호놀룰루 연합뉴스
호놀룰루 연합뉴스
경북 출신으로 미 7사단 카투사에 배속됐던 김석주·정환조 일병은 장진호 전투(1950년 11~12월)에서 숨진 뒤 70년 만에 가족 품에 돌아왔다. 장진호 전투 덕에 흥남철수작전이 성공할 수 있었고, 문 대통령의 부모도 10만여명의 피난민과 함께 자유를 찾았다. 김 일병은 ‘한반도의 봄’ 국면인 2018년에, 정 일병은 1990~1994년 발굴돼 미측에 인도됐다가 뒤늦게 한국군으로 판명됐다. 국방부 유해발굴단은 지난 2일 이들의 신원을 최종확인했다.
문 대통령은 “장진호 용사들에게 남은 마지막 임무인 고국 귀환에 함께하게 되어 감회가 깊다”면서 “영웅들께서 가장 바라는 것은 한반도의 완전한 평화”라고 강조했다. 또 “비무장지대를 비롯해 아직 가족 품으로 돌아가지 못한 용사들을 찾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며 “유해발굴을 위한 남북미의 인도적 협력은 전쟁 상처를 치유하고 화해와 협력의 길로 나아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상황임에도 김 일병의 외증손녀 김혜수 소위(간호사관 61기)가 인수식에 참석했다. 김 소위는 외증조부의 소관이 안치된 좌석 바로 뒤에 앉았다. 이들 외에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66구의 유해는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 시그너스(KC330)로 옮겨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하와이 이민세대로서 독립운동 공적이 확인된 고 김노디·안정송 지사에게 훈장을 추서하고 이들의 큰딸과 손녀에게 직접 건넸다. 대통령의 독립유공자 훈장 추서가 해외에서 이뤄진 것도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독립에 헌신한 분들에 대한 예우는 정부가 마땅히 해야 할 책무”라고 말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2021-09-24 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