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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찰의 신분위장 수사, ‘n번방’ 등 디지털 성범죄 근절하는 계기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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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ㅣ 수정 : 2021-09-24 16:02 사설 섹션 목록 확대 축소 인쇄
아동청소년성보호법 개정에 따라 경찰이 아동·청소년 대상 디지털 성범죄 수사를 위해 아동이나 청소년인척 위장해 수사할 수 있는 제도가 어제부터 시행됐다. 경찰관은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고 접근해 관련 증거와 자료 등을 수집할 수 있으며 범죄 혐의가 있다고 판단하면 법원의 허가를 받아 가짜 신분을 활용해 수사할 수 있다. 경찰청은 디지털 성범죄 전담 수사관 40명을 투입해 사회적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피해자 구제 및 피의자 검거에 나서게 된다. 2년 전 엄청난 규모의 아동·청소년 성착취가 이뤄진 텔레그램 n번방, 박사방 등으로 국민적 공분이 일어났음을 감안하면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

올해 경찰청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성영상물·아동성착취물·불법 촬영물 등을 제작·판매·유포해 경찰에 적발된 사이버 성폭력 범죄 피의자는 2019년 3609명에서 지난해에는 5186명으로 1.4배 늘었다. 또한 매년 1000건 안팎 수준이던 아동성착취물 발생 건수는 지난해 2623건으로 3배 가까이 늘어났다. 반면 구속된 피의자는 2% 안팎에 불과했다. 지난해 관련 범죄로 검거된 2609명 중 구속된 피의자는 84명에 그쳤고 나머지 2525명은 불구속됐다. 텔레그램 등 SNS 특성상 점조직 형태로 은밀히 운용되는 경우가 많고, 스마트폰 등 정보기술(IT)를 활용한 기기별로 증거인멸 및 은폐가 상대적으로 용이한 탓이 컸다.

신분을 위장하는 등 적극적인 수사기법이 법적으로 허용된 만큼 경찰은 이제라도 이를 아동 청소년 성범죄, 디지털 성범죄를 완전히 뿌리 뽑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수사관 40명의 인원 또한 최소한으로 설정한 만큼 발본색원을 위해 더 필요하다면 전담 수사관을 더욱 확보해 사회적 약자인 아동 청소년이 안심하고 지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다만 실적 경쟁을 위한 함정 수사 등과 같은 불필요한 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법원의 사전 허가는 물론 사후 보고체계 등도 정밀하게 실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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