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표시 없이 송유관 지면 노출
옹진군, 2021년 토양 정화 명령에
한전 “주민과 협의 거쳐 정화·보상”
주민 “비용 이유 실태조사도 안 해”
서해 최북단 섬 백령도에 있는 발전소 송유관에서 기름이 6년째 반복해 유출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인천녹색연합은 16일 낸 성명서에서 “백령발전소 송유관에서 2018년부터 기름이 여러 차례 유출돼 농지가 오염되는 등 주민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고 밝혔다.
백령발전소는 중화동포구와 장촌포구 사이 논 주변에 있어 기름 유출은 농사에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있다. 주민들은 노후 송유관 실태 조사와 함께 지표면 밖으로 드러나 있는 송유관에 표식을 해 달라고 수년 전부터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발전소 운영사인 한국전력과 관할 인천 옹진군은 비용 부담 등을 이유로 제대로 된 실태조사를 하지 않고 있다는 게 주민들 주장이다. 인천녹색연합은 “지난 9일 현장 확인 결과 기름 유출이 발생한 송유관은 안전 표시도 없이 지표면에 노출돼 있다”며 ”송유관이 지나는 전 구간의 오염 조사를 촉구했다. 또 기름 유출 정화에 전문가와 지역 주민들의 참여를 보장하고 주민 피해 대책을 수립하라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옹진군은 한전 및 피해지역 주민들과 협의를 거쳐 구체적인 피해 보상안과 토양오염 정화 방식을 결정할 방침이다. 2020년 11월 백령발전소 앞 삼거리 송유관에서 기름이 유출되자, 옹진군은 한전과 합동 조사를 벌여 이듬해인 2021년 6월부터 2년간 토양오염을 정화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주민들과의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아 정화 작업이 늦어지고 있다. 군 관계자는 “먼저 유출됐던 기름이 땅에 머물러 있다가 또다시 새어 나온 것으로 보이지만 정확한 경위는 추가로 조사해봐야 알 수 있다”며 “오염토 정화 방식 등을 놓고 주민들과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상봉 기자